ㆍ의성군민들 1000여명 응원 “시골마을을 세계에 알렸다”
“마늘밭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캤습니다. 오늘은 ‘의성의 날’입니다.”
한국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의 결승전 단체응원이 펼쳐진 25일 오전 경북 의성실내체육관. 1000여명의 주민들은 농사일을 뒤로하고 북과 장구, 꽹과리 등을 치며 한목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체육관 곳곳에는 ‘컬링의 메카 의성, 세계로 비상하다’ ‘의성 마늘밭 언니들 대한민국이 반했다’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걸렸다. 8 대 3으로 스웨덴 대표팀이 앞선 채 경기가 끝나자, 주민들은 “괜찮아, 괜찮아” “장하다 우리 딸들”이라고 외치며 큰 박수를 보냈다.
유병택씨(56·의성군 봉양면)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딴 것을 보니 동네사람으로서 더욱 뿌듯하다”면서 밝게 웃었다. 의성여고를 졸업한 김현정씨(20)는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선수들을 응원할 때 말고 의성군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면서 “작은 시골마을 의성군이 컬링 하나로 전 세계에 알려지다니 신기하다. 고향 언니들이 정말 큰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날 ‘컬링의 메카’에서 올림픽 열기를 느끼기 위해 경기·부산·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발걸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초등학생 4·6학년 아이와 아내 손을 잡고 의성체육관을 찾은 이재선씨(42·경기 용인시)는 “의성은 마늘로 유명한 곳인 줄로만 알았는데, 비인기 종목에다 생소하기만 한 컬링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선수들을 보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모씨(69·대구 동구)는 “그동안 동계올림픽 단체 종목에서 쇼트트랙 정도만 내세울 수 있었는데, 이제는 컬링도 추가할 수 있게 됐다”면서 “여자 컬링 대표팀이 국민들에게 큰 울림을 줬다”며 기뻐했다. 김선영 선수의 고모 김순자씨(59)는 “은메달도 정말 소중하고 값지다. 한국과 고향인 의성을 빛낸 선영이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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