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죽음의 조'의 마지막 빅뱅이 펼쳐진다.

2승으로 조 1위를 달리고 있는 칠레가 26일 우승후보 스페인과 맞붙는다. 

자칫하다간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릴 수 있는 경기다. 다른 조 같으면 2승이면 느긋하게 마지막 경기를 할 수 있겠지만 H조 상황은 다르다. 

칠레가 스페인에 지면 최악의 경우 탈락할 수도 있다. 1승1패인 스페인과 스위스가 남은 경기에서 대승하면 16강 진출은 무산된다. 

객관적 전력상 스페인이 칠레에 우위를 보이는 데다, 스위스도 온두라스에 앞서 3팀이 2승1패로 동률을 이룬뒤 골득실에서 밀려 탈락하는 최악의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칠레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반드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겠다. 스위스전과 마찬가지로 공격전술을 가동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예선 2경기에서 만만찮은 전력을 보였던 칠레는 화끈한 공격축구로 스페인과 맞불을 놓겠다는 생각이다. 

주포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시티)와 부상으로 온두라스전에서 제 기량을 보이지 못한 간판 움베르토 수아소(레알 사라고사)가 컨디션을 회복해 스페인전 골 사냥을 노린다. 

이번 월드컵에서 젊은피로 세대교체를 단행한 칠레는 패기를 앞세운 화끈한 축구로 지난 2월 지진 참사로 실의에 빠져있는 국민에게 16강 티켓을 선물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페인 역시 절치부심하고 있다. 

칠레에 지면 16강 진출이 난망한 것은 물론 월드컵 우승후보 0순위였던 명성이 무색해진다. 골득실 공방까지 대비하려면 칠레전 대승이 필요하다. 

첫 경기 스위스전에서 숱한 공격에도 상대의 단 한번의 역습에 골을 내줘 0-1로 패한 이후 온두라스전에서도 다득점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2-0 승에 머물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다비드 비야(발렌시아)와 페르난도 토레스(리버풀) 듀오가 해결해줘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