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면의 두 사령탑이 결전을 앞두고 날선 설전을 벌였다.

16강에서 격돌하는 허정무 감독과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구면이다. 감독으로 직접적인 만남은 아니었지만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허 감독은 트레이너로, 타바레스는 우루과이 감독으로 벤치에서 만났다. 결과느 우루과이의 1-0 승.

이에 허 감독은 20년만의 설욕을 벼르고 있고,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에 대한 분석은 이미 끝났다”며 한국을 자극하며 자신만만해 했다.

#허, "설욕할 기회, 잘 만났다"

20년 전 우루과이의 16강 제물의 비참함을 맛본 허 감독. 

후반 45분까지 대등하게 경기했으나 후반 추가시간 다니엘 폰세카에게 뼈아픈 헤딩골에 패배의 쓰라림을 맛본 허 감독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전의를 다졌다. 

허 감독은 24일 루스텐버그 올림피아파크 스타디움에서 회복훈련을 마친 뒤 "우루과이는 탄탄한 팀이다. 수비수를 충분히 늘리면서도 공수 전환과 역습의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며 "쉬운 상대가 아니어서 고민이 더 크다"면서도 
"끈질기게 승부해 20년전 아픔을 되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공격일변도로 나서지는 않겠다고 했다. 

조예선 3경기서 무실점을 할만큼 완벽한 수비력을 갖춘 우루과이에 맹공을 하다가 자칫 빠른 역습에 허를 찔릴 수 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상대지만 허 감독은 "이제 갈 때까지 가보겠다. 8강전에 갈 수 있는 승부수를 던지겠다"며 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타바레스, "못 이길 이유없다"

결연한 허 감독과 달리 타바레스는 여유를 보이며 한국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의 수비불안을 언급하며 "허술한 한국수비, 못 이길 이유가 없다"고 자신했다. 

남아공 킴벌리 프로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 전력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을 마쳤다"고 밝힌 뒤 "한국을 분석하는데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한국은 확고한 공격패턴을 몇 가지 가지고 있었고, 수비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한국전 대비책이 이미 섰음을 시사했다.

타바레스는 한술 더떠 "한국팀의 핵심 선수의 역할도 이미 파악했고, 이들이 출전한 경기를 분석해 구체적 정보도 쌓고 있다. 하지만 특정 선수에 대한 기술적 설명은 우리 전략이 노출되는 것이니 말하지 않겠다"며 여유를 부렸다.
그러면서 타바레스는 "우리 선수들이 1차 목표(16강)를 달성했다고 해서 정신력이 풀렸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팬의 성원이 얼마나 큰지 잘 알기에 8강을 향한 우리의 동기부여는 확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