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운이 이보다 좋을 수 없다. 신이 준 기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태극호가 16강서 우루과이를 꺾으면 4강도 가능하다는 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당장 우루과이전이 문제지만 눈 앞에 펼쳐진 대진이 좋아 '4강 신화'의 재현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는 것이다. 

대표팀이 우루과이에 이기면 8강 상대는 C조 1위 미국과 D조 2위 가나전의 
승자.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조별리그에서 부진해 C조 2위로 밀리고, D조의 '전차군단' 독일이세르비아에 일격을 받고 한때 흔들렸지만 가나를 조2위로 밀어내 껄끄러운 상대들이 한국의 대진라인에서 빠져 나갔다. 

당초 C조는 잉글랜드가 1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초반 부진에 막판 미국이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면서 C조 1위로 올라왔고, D조에서도 독일이 조2위로 추락할 수도 있었으나 다행히 가나가 미국상대로 결정됐다. 

아무래도 잉글랜드·독일 보다는 미국·가나가 우리에게는 상대하기 한결 편한다. 

한국은 역대전적에서 미국에 5승3무2패로 앞서고, 가나에는 1승2패로 다소 밀린다. 

그러나 해외파가 주축이 된 현 대표팀과는 최근 붙은 적이 없다.

기대는 우루과이전 승리를 전제하지만 16강부터 단판승부여서 예단은 금물이다. 

허 감독도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이제부터는 누구도 결과를 예측하거나 장담할 수 없다"고 했고, 태극전사들도 하나같이 "더없이 좋은 기회를 16강 진출로 만족할 수 없다"며 강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따라 대표팀은 24일 회복훈련 뒤 처음으로 승부차기 연습을 했다. 끝장 승부를 대비한 것이다.

변수가 많아 '이변의 장(場)'으로 통하는 토너먼트. 

정신력과 집중력·승부욕으로 똘똘 뭉친 태극호에게는 기회의 무대이고,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미 달성해 부담감은 줄고, 자신감은 쌓여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대표팀이 또 다른 신화의 계기를 마련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