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체력이 전력이고, 전략이다.

16강 목표를 달성한 대표팀에게 8강 도전의 관건으로 체력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팀은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1·2차전과 달리 체력이 많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리스와 1차전에 비해 현저히 둔해진 움직임으로 인해 기동력을 살린 플레이를 좀처럼 하지 못했다.

현재 대표팀은 경기한 뒤 나흘 정도 쉬고 다시 경기하는 일정이다. 

일주일에 보통 2경기씩을 치르는 프로리그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선수들이기에 경기일정을 놓고 체력소모를 얘기하는 것이 이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즌에 맞춰 선수를 돌려가며 장기전을 치르는 프로리그와 달리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매 경기 전력을 총가동해야 하는 월드컵은 다르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기에 체력 소모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 

더욱이 대표팀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후반 김남일과 기성용을 교체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베스트11을 풀가동하는 상황이다. 

대표팀이 3경기에서 뛴 거리는 319.43km로 그리스(301.27km)·아르헨티나(291.89km)·나이지리아(278.52km)보다 훨씬 많았다. 

체력전으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그만큼 체력 소모가 심했다는 방증이다. 

허정무 감독도 이점에 무척 신경쓰고 있다.

대표팀은 24일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넘어와 최대 안정을 취하면서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경기 초반 골키퍼와 충돌하며 왼쪽 옆구리 부근에 타박상을 입은 이청용과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을 조금 다친 김남일은 훈련장에 나오지 않고 숙소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다른 주전들은 가벼운 러닝으로 몸만 풀고 나서 자율적으로 컨디션을 회복했다.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들은 레이몬드 베르하에옌 피지컬 코치의 지도 아래 경기력 측정 시스템을 몸에 착용하고 체력 훈련으로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김정우는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후반에 체력이 떨어져 상대에 기회를 많이 줬다. 앞으로 잘 먹고 훈련을 잘해 체력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남미의 우루과이는 기술 뿐만 아니라 기동력을 앞세운 선굵은 플레이에도 능해 체력적인 우위없이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따라서 대표팀이 남은 이틀 동안 체력을 얼마나 회복시키느냐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