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독이 든 성배였다.'

한국·아르헨티나에 밀려 16강 경쟁에서 탈락한 나이지리아와 그리스가 감독을 두고 시끄럽다.

월드컵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인 나이지리아는 라르스 라예르베크 감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언론이 16강 좌절의 책임을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돌리는 상황에서 대표팀의 피터 오뎀윙기에(로코모티브 모스크바)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감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뎀윙기에는 "라예르베크 감독의 '공격진은 수비에 가담하지 말라'는 지시는 큰 실수였다"며 "이외에도 감독의 전술에 큰 실수가 몇 개 있었다. 우리는 16강에 진출했어야 한다. 감독은 옳은 전략을 갖고 나오지 못했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 자신과 오바페미 마르틴스(볼프스부르크)의 출전 시간에 대해서도 불만을 터뜨렸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느왕쿼 카누(포츠머스) 역시 전임 야이부 아모두 감독과 라예르베크 감독을 비교하며 감독의 지도력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초 아프리카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라예르베크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오는 8월까지. 라예르베크 감독의 거취가 궁금하지만 선수들과의 갈등으로 재계약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강이 좌절된 그리스는 '레하겔 시대'에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보인다. 

ESPN사커넷 등 외신은 야니스 토팔리디스 코치의 말을 빌어 오토 레하겔 감독의 권불십년이 끝날 것같다고 보도했다. 레하겔 감독이 이미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독일 출신인 레하겔 감독은 수비 지향적인 축구로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유럽 축구의 변방 그리스를 2004년 유럽선수권 우승으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아 '킹 오토'라는 별명과 함께 지난 9년간 그리스 대표팀을 지휘했다. 

그리스를 16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나 본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조별탈락하며 막판으로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