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형호제(好兄好弟)다.

한 핏줄의 형제가 각기 다른 국적으로 맞붙은 뒤 나란히 16강까지 올라 화제다.

가나 대표로 출전한 케빈 프린스 보아텡(23·포츠머스)과 독일 수비수로 뛰는 동생 제롬 보아텡(21·맨체스터 시티)의 얘기다.

둘은 24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D조예선 3차전에서 나란히 선발로 출전, 맞대결을 벌여 월드컵 사상 첫 형제대결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서로를 마크해야 하는 자리. 형 케빈 프린스는 가나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이고, 동생 제롬은 형을 일직선으로 봉쇄해야 하는 독일의 왼쪽 풀백이었다.

경기 결과는 동생이 속한 독일의 1-0 승리. 독일은 조1위로 16강진출을 확정했다.

독일에 패해 고개숙였던 드라마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마지막에 웃었다. 같은 시간 호주가 세르비아를 꺾어줘 조2위가 됐다. 

형이 걸려 제대로 웃지도 못한 동생은 그제서야 크게 웃었고, 형 케빈도 따라 함박웃음을 지었다.

보아텡 형제는 가나 출신 아버지와 배다른 독일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가나계 독일인이다. 

형은 가나 국적을 택했으나, 동생은 독일을 선택하면서 운명이 갈렸다. 2007년 독일 대표팀 소속이던 케빈이 동료와 마찰을 일으켜 아버지의 뿌리인 가나 대표팀 문을 두드렸고, 동생 제롬은 요아힘 뢰프 감독의 부름을 받고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