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무1패(승점4). 절반은 웃기고 절반은 울리는 '묘한' 성적이다.

32강 체제가 시작된 98년부터 2006년 대회까지 조별예선에서 '승점4'는 모두 14차례 나왔는다. 그 중 16강에 진출한 사례는 딱 절반인 7번이다.

이번 대회도 비슷하다.

24일(한국시간) 조별예선을 마친 D조까지 '승점4'는 모두 6차례 나와 멕시코(A조)·한국(B조)·가나(D조)는 성공했지만, 남아공(A조)·슬로베니아(C조)·호주(D조)는 좌절했다.

승·무·패를 골고루 나눠 갖는 만큼, 실력과 운도 절반씩 따르게 되는 성적인 셈이다.

우리도 역대 2차례 승점4에 울고 웃었다.

이번 대회는 아르헨티나가 3승으로 조1위를 해 웃었지만, 2006년 대회 때는 같은 성적을 거두고도 울어야 했다. 3패한 토고 때문에 토고전 승리로 번 승점3점이 허수가 됐다. 

호주는 우리와 반대다. 지난 대회나 이번 대회나 모두 승점4였으나 '히딩크 마법'이 통한 지난 대회와 달리 핌 베어백은 '절반의 실패'에 울었다.

반면 멕시코는 승점4로 100% 진출했다. 지난 대회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같은 성적표로 16강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승점4의 역대 기록을 따져보면 98년 덴마크는 가장 큰 행운의 주인공이다. 

승점4에 골득실에서 -3을 기록하고도 16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다. 반면 98년 스페인은 승점4에 골득실에서 +4를 기록하고도 떨어져 가장 불운한 케이스로 꼽힌다.

당시 스페인은 '복병' 나이지리아에게 덜미를 잡혀 이변의 희생양이 됐고, 지금까지 유일한 '플러스 골득실' 탈락 국가로 남아있다.

대회 조별예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어떤 국가가 승점4에 울고 웃을 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