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현대 김시진 감독님

감독님, ‘스포츠칸’ 을 통해 이렇게 인사를 드립니다.

감독님 얼굴을 떠올리면 너무 고맙기도 하고 가슴이 아프기도 합니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감독직을 맡아서 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저와 후배들은 올해 좋은 성적을 올려 감독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죄송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 구위가 좋았을 때 감독님으로 부임하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감독님이 어려워하고 있을 때 보탬이 되지 못해 정말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92년에 태평양에서 코치와 선수로 처음 만난 것을 기억하시죠. 그때 감독님이 부담을 주시지 않고 친형처럼 대해주셔서 프로 무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벌써 감독님을 만난 지 16년이 지났군요. 참 세월이 빠른 것 같습니다.

올해 우리 팀은 최악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좋은 선수들은 팀을 떠났고 용병도 스카우트 못하는 악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은 웃음을 잃지 않고 우리에게 환한 미소로 힘을 주셨습니다.

아픔과 고통을 이겨내면 좋은 일이 온다는 말도 있잖아요. 내년부터는 좋은 일만 일어날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에도 우리 선수들은 감독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수원구장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습니다. 후배들도 내년에는 잘해보자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팀 진로만 해결된다면 내년 시즌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올해 베풀어준 은혜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내년에는 죽기살기로 덤벼서 꼭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내년에는 승리투수가 된 뒤 감독님과 하이파이브하고 싶습니다. 반드시 그런 장면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감독님을 만난 것은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From 현대 정민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