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아내 영주에게

영주야, 세월이 참 빠르다. 우리가 결혼한지도 벌써 1년이 넘었구나. 5년 동안 사귀면서 자주 만날 수 없던 게 가장 아쉬웠는데 지난 1년은 너무 행복했다.

결혼 전에는 자주 편지와 이메일, 선물을 보냈었는데…. 갑자기 ‘내가 너무 신경을 못썼구나’ 하는 미안한 생각이 든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이렇게 신문지면을 통해 공개편지를 쓴다.

항상 미안하고 고마운게 많다.

To 아내 영주에게

계속 배구를 할 수 있었는데 못난 남편을 내조하기 위해 운동을 포기한 것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 어려운 결단을 내려줘서 고맙다.

올해 내가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너의 내조 덕분이다. 너도 운동을 해서인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자주 감동받았다.

내가 ‘뭐 먹고 싶다’고 말하면 인터넷을 뒤져 요리해 줬던 것도 너무 고마웠어. 만삭의 몸을 이끌고 시장을 다녀오는 너를 보고 마음이 짠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리 솜씨는 타고나는 것 같아. 정말 맛있었어.

내년 출산 예정일(1월23일) 생각하면 벌써부터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우리 ‘태왕’(태명)이가 태어나는 것을 꼭 지켜보고 싶은데 무척 아쉽다.

출산과 전지훈련이 겹치는 바람에 남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개인적인 문제로 팀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을 이해해줘. 내가 없어도 우리 영주는 건강하게 순산할 것으로 믿는다.

내년이면 아빠가 된다는 게 아직은 실감나지 않아. 내년 시즌에는 식구가 1명 늘어나니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운동할게.

올해 성적에 자만하지 않고 내년에도 자랑스러운 남편과 아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From 남편 재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