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을 해냈다. 그러나 이제 잠시 감동은 묻어두자.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온 국민의 새벽잠을 깨운 태극전사들이 숨가쁘게 또 다른 감동을 줄 '유쾌한 도전' 제2탄을 준비한다. 

23일 새벽(한국시간) 2010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나이지리아와 2-2로 비겨 조 2위(1승1무1패)로 한국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의 꿈을 이뤄 '유쾌한 도전'의 제1탄을 기분좋게 장식한 태극호가 이제 8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다시 의기투합했다.

조별예선과 달리 이제부터는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단판승부. 경기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희비가 갈려 16강을 넘어 그 이상도 노려볼 만하다.

태극호의 16강 상대는 A조 1위인 남미의 우루과이다.

26일 밤 11시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맞붙을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넣으면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공·수 균형이 잘 조화된 강팀. 특히 기술과 조직력의 축구를 겸비한 유럽형 남미 스타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16위로 47위인 한국보다 한참 높고, 역대 전적에서도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본선에서 한 차례, 친선경기 3차례 등 4번 싸워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선수 구성 면에서 한 수 위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원정 첫 16강으로 상승기류를 탄 대표팀은 단판승부에서 중요한 변수인 정신력과 승부욕이 강해 충분히 해볼만한 상대로 20년전 이탈리아 대회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여기에 아르헨티나전을 통해 남미 축구에 대한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았고, 16강전 장소가 그리스를 2-0으로 꺾은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이라는 것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한국인 사령탑으로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끈 허정무 감독은 "1차 목표는 세웠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하겠다"며 "이제부터는 단판승부여서 그 누구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베이스캠프인 루스텐버그로 복귀한 대표팀은 회복훈련한 뒤 16강전이 열리기 이틀 전인 24일 포트엘리자베스에 입항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