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조 이탈리아-슬로바키아 프리뷰

입력 : 2010.06.23 21:41 수정 : 2010.06.23 22:48

프랑스에 이어 이탈리아도 짐쌀까.

2006년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의 처지가 말이 아니다. 이탈리아는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파라과이·뉴질랜드와 잇달아 1-1로 비기며 체면을 구겼다. 두 경기 모두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 다니는 경기를 한 끝에 겨우 비겼다.

30대 노장들이 9명이나 되는 이탈리아는 특유의 '카테나치오(빗장 수비)'는 온데간데없고,중원에서의 창의적인 패스도 실종됐다. 월드컵 조편성 직후 시드 배정국 가운데 가장 만만한 팀과 조를 이뤄 16강 진출은 안중에도 없었으나 현실은 생각과 달라졌다.

24일 슬로바키아에 진다면 프랑스에 이어 지난대회 결승전서 격돌한 두팀이 나란히 보따리를 싸게 된다. 긴장의 끈을 바짝 죄고 망신을 당하지 않으려고 전력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그나마 플레이메이커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가 복귀할 예정이어서 다행이다. 피를로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멕시코와 평가전에서 왼쪽 장단지 부상을 당해 조별리그 두 경기 동안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피를로의 패스 능력이 살아난다면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
미드필드진에 큰 힘이 될 전망.

골 가뭄에 시달리는 투톱 알베르토 질라르디노(피오렌티나)와 빈첸초 이아퀸다(유벤투스)도 피를로의 복귀로 골 사냥에 힘을 받게 됐다. 이탈리아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려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걸고 안쓰러운 운명의 일전을 벌인다.

1무1패로 조 최하위인 슬로바키아도 승리하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어 공격적인 전술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로베르트 비테크(앙카라구주)가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고, 뒤에는 공수를 조율하는 마레크 함시크(나폴리)가 받친다. 이번 대회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됐으나 다소 부진했던 함시크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