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6강전 상대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한 골도 내주지 않고 프랑스·멕시코 등 만만치 않은 강국을 꺾고 A조 1위를 차지했다. 

FIFA 랭킹 16위로 47위인 한국보다 높고 지금까지 4차례 맞붙어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상대. 하지만 조별리그 3경기를 분석한 결과 우루과이는 조별예선에서 만난 같은 남미의 아르헨티나만큼 빼어나고 압도적인 강팀은 아니었다. 미드필더의 패싱 능력과 경기 장악력이 떨어졌고, 무실점 수비에도 허점은 있었다.

▲막강한 공격 투톱 

우루과이는 전통적으로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남미예선에서 20경기를 하는 동안 30골을 넣어 브라질(33골)·칠레(32골)에 이어 세 번째로 득점이 많다. 공격수들이 남미 특유의 개인기를 갖췄고, 힘과 투지도 함께 갖췄다. 

간판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경계 1순위다. 포를란은 올해 풀럼(잉글랜드)과 치른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리버풀(잉글랜드)과 준결승 원정 2차전에서도 연장 결승골을 터뜨리는 등 시즌 막판 매서운 득점력을 보였다. 

그 상승세를 월드컵에서 고스란히 이어가고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은 넣지 못했지만 맹활약했던 포를란은 2차전 남아공전에서 혼자 2골을 몰아치며 2경기 연속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양쪽 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천부적인 골 감각은 물론 파워와 기술, 위치 선정도 뛰어나다. 멕시코와 3차전에서 1-0 승리때 득점을 올렸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도 개인기와 득점력을 갖춘 경계 대상이다. 

▲미드필더는 글쎄

우루과이는 남미예선에서 21골을 내줘 경기당 1골이 넘는 실점을 하는 등 수비는 탄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경기를 해나가면서 수비조직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상대팀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다. 측면에서 여러 차례 결정적인 크로스를 내주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우루과이가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남미의 전형적인 플레이와는 거리가 있다. 

아르헨티나·브라질처럼 화려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짧고 정확한 패스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모습이 아니었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 볼 점유율에선 3팀(프랑스전 47%, 남아공전 49%, 멕시코전 41%)에 비해 모두 떨어졌다. 패스 성공률도 65.8%로 한국(67.6%)보다 낮았다. 

미드필더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나지 않아 중원 장악 능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남미팀답지 않게 중앙 공격 비율이 15% 밖에 되지 않는 것도 가운데에서 경기를 풀어갈만한 뚜렷한 플레이 메이커가 없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전방의 빼어난 공격수 포를란과 수아레스가 중원쪽으로 내려와서 볼을 잡아 직접 많이 움직이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세밀하고 오밀조밀한 맛은 떨어졌으나 빠른 역습에 의한 측면 공격을 펼치며 포를란과 수아레스를 이용하는 공격은 효과적이었다.

한국의 미드필드진이 강하게 맞붙는다면 중원 싸움에서 충분히 이길 수 있어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다. 경계 대상인 포를란과 수아레스에 대한 협력 수비만 잘 이뤄지면 8강도 꿈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