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사를 새로 쓴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태극전사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나이지리아전은 미드필드 지역부터 상대를 압박하고, 약점을 파고든 전략이 통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수의 공을 가로챈 이청용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든 건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는 멋진 플레이였다. 

다만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다 단 한번의 실수로 선제골을 내준 건 아쉬웠다. 

선수들이 당황해 미드필더와 수비수간 간격이 벌어지면서 여러차례 위기를 맞는 등 불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반 막판 세트플레이에 의한 동점골로 주도권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특히 이때 주장 박지성의 플레이를 칭찬하고 싶다. 상대를 교묘히 이용해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두어 차례 프리킥 찬스를 만드는 재치를 발휘했는데 이 중 하나가 이정수의 동점골로 이어졌다. 박지성의 영리한 플레이, 기성용의 정확한 크로스, 이정수의 슈팅 타이밍이 맞아떨어져 기막힌 골이 터졌다. 동점골이 터진 뒤 선수들은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듯했다.

후반 박주영의 골로 역전한 뒤 위험지역에서 김남일의 파울은 옥에티였다.

하지 말아야 할 플레이로 동점을 허용해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이제 새로운 목표가 또 생겼다. 기쁨은 잠시 접고 우루과이와 16강전을 준비할 때다.

우루과이는 전체적으로 팀밸런스가 좋고 기술이 있다.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전술을 바꾸고 템포도 빠른 팀이기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

우선 수비라인의 안정을 꾀해야 한다.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으로 위험지역으로의 볼투입을 저지하고,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를 투입해 공격을 차단해야 한다. 그리스전서 보인 중원 장악과 나이지리아전의 문제점을 보완하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

전술적으로는 16강전부터 토너먼트 단판승부인 만큼 승부차기 연습을 충분히 하고, 물이 오른 세트 플레이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빨리 심리적 안정을 찾고 체력 회복도 필요하다. 

1차 목표인 16강 진출을 이뤄 부담감을 털어냈다. 이제 월드컵이라는 무대서 마음껏 즐기며 싸우고 돌아오길 바란다. 

<스포츠칸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