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피스로 이룬 16강이다.

한국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은 세트피스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P통신도 23일 "오랫동안 자블라니를 이용해 세트피스를 연습해온 한국이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고 한국의 세트피스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본선 조별리그 3경기에서 대표팀이 뽑은 골은 모두 5골. 그 가운데 60%인 3골을 세트피스로 만들었다. 대회 평균 세트피스 골이 약 15%인 걸 감안했을 때 매우 높다.

이쯤되면 세트피스의 강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특히 중요한 고비마다 세트피스 골이 승부를 갈랐다. '세트피스 강자'라고 자부해온 그리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1차전 이정수의 선제결승골에 이어 나이지리아전에서도 동점·역전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일궜다.

자블라니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많은 훈련을 통해 이룬 결과다.

허정무 감독은 그동안 전담 키커에게 반발력이 크고 변화가 심한 자블라니를 강하게 차면 80∼90%가 떠 힘을 빼고 찰 것을 지시했다. 전담 키커 기성용·박주영은 이를 토대로 꾸준히 훈련한 결과 실전에서 '황금 프리킥'을 선보일 수 있었다.

약속된 플레이로 골을 합작한다는 의미에서 세트피스 골이 많다는 건 그 만큼 조직력이 탄탄하다는 증거. 첫 원정 16강을 조직력으로 이뤘다는 점에서 '세트피스의 강자'는 더없이 뜻깊은 훈장이나 다름없다.

토너먼트에서도 태극전사가 어떤 절묘한 세트피스로 새 역사를 만들 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