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인이 아니에요.”
안정환(29·요코하마 마리노스)이 억울한 일을 당했다. 안정환은 소속팀의 중국 원정에 따라나섰다가 항의성 폭죽세례에 놀랐다. 일본 스포츠신문 〈닛칸스포츠〉는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 산둥 루넝과의 원정경기를 위해 중국 지난을 방문한 요코하마 선수단이 지난 9일 훈련을 막 마치려 했을 때 운동장에서 약 3분 간 폭죽이 잇따라 터졌다”고 보도했다. 역사왜곡과 억지주장을 일삼는 일본에 항의하기 위해 중국에서 가장 반일감정이 높은 산둥 주민들이 항의표시를 한 것. 훈련이 끝난 상황이라 부상자는 없었지만 요코하마 선수들은 러닝 도중 중국 팬들의 욕설도 들었다.
일본선수들이야 당해도 싸지만(?) 한국인 안정환으로서는 중국인들의 싸늘한 시선이 무척 당황스러웠다. 비록 일본팀에서 뛰지만 일본극우세력의 망언에 분노하는 한국선수로서 참기 힘든 수모였기 때문이다. 물론 안정환은 경기장 안팎에서 현지 취재진과 축구팬이 자신에게 보인 따듯한 반응때문에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한편 중국 공안당국은 요코하마 선수단 버스를 차량 6대로 호위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시키는 등 경기를 전후로 해서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전광열기자 revelge@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