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꾸러기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이다.
이천수(27·수원)를 후원하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마가 속병을 앓고 있다.
푸마는 지난 1월 이천수와 3년간 현금·용품 등 총 10억원을 후원하는 계약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조인식 당일 스포츠신문 1면에는 ‘이천수가 술집 폭행사건과 연루됐다’는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시집가는 날 등창난 셈이다.
당시 푸마는 “사생활은 관여하지 않겠다. 축구선수 이천수만 지켜보겠다”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천수도 “더 이상 사고 치지 않고 새롭게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천수의 ‘트러블 메이킹’에는 쉼표가 없었다.
5월 이천수는 1년2개월간 사귀었던 여자친구 심은진과 결별했고, 7월에는 수원 유니폼을 입으며 K리그로 복귀했다. 임대였지만 사실상 네덜란드 프로축구 도전이 실패로 끝난 순간이었다. 8월에는 탤런트 장미인애와 열애설에 휘말렸다.
반면 ‘축구선수’ 이천수는 4경기 출전에 1골로 시즌을 마감했다. 푸마가 원하는 ‘축구 잘하는’ 이천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하지만 푸마는 “우리는 이천수와 2010년까지 계약했다. 남아공월드컵에 나간다면 이번 후원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며 이천수를 두둔했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다고 했던가.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푸마는 또 한번 가슴을 쳤다. 이천수가 사기 혐의로 고소까지 당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한달 전쯤 이천수에 대한 사기혐의 고소장이 접수돼 조사하고 있다”며 “조만간 이씨를 불러 사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축구 잘하는’ 이천수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 푸마의 가슴만큼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