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다시 한번.’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47)은 용병 제칼로만 보면 헷갈린단다.
훈련장에서는 게을렀던 제칼로가 경기장만 들어서면 매우 의욕적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훈련장에서는 여러가지 핑계로 훈련을 제대로 하지 않지만 경기장만 나서면 골을 넣고, 동료 선수들까지 독려하는 등 180도 변신한다. 최감독 입장에서는 훈련을 게을리한다고 득점력이 뛰어난 제칼로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제칼로는 최근 최감독에게 애교까지 부리면서 은근슬쩍 로비(?)까지 펼쳤다. 최근 팀 관계자가 용병시장 검토차 브라질로 떠난 사실을 안 제칼로가 최감독을 찾은 것.
“감독님 이번시즌 끝나면 브라질에 가서 살도 빼고 잘 준비할거예요.”
시즌 내내 불어난 체중 때문에 최감독에게 지적을 받은 제칼로가 팀에서 자신을 교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선수를 친 것이다. 내년까지 전북과 계약이 되어 있지만 제칼로는 내심 불안했던 모양. 최감독은 제칼로의 뜬금없는 소리에 한편으로는 기가 막히면서도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제칼로는 27일 벌어진 울산 현대와의 AFC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홈경기에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팀의 원톱을 맡은 그는 0－1로 뒤지던 전반 26분 PK를 얻어내 직접 성공시켰다. 또한 1－2로 뒤지던 후반 1분에는 염기훈이 동점골을 넣을 수 있도록 헤딩패스를 문전으로 연결하는 등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적극적인 몸싸움과 뛰어난 개인기 등 훈련을 게을리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라운드에서만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최감독은 이날도 제칼로의 활약을 지켜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전주|최용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