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축구부 같아요.”
축구대표팀 관계자가 태극전사들의 선수촌 생활을 요약한 말이다.
비슷한 또래끼리 모여서 그런지 마치 고등학교 축구부 숙소와 비슷한 장면이 자주 발견된다.
예컨대 빨래할 때는 고등학교 축구부와 똑같다. 선수촌에 입촌한 이후 선수들은 자기 빨래는 스스로 해야 했다.
파주 트레이닝 센터 합동훈련이나 두바이 전훈 때는 세탁 시설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선수촌 입촌 이후에는 모두들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갔다. 정인환(20·전북) 등 팀의 막내급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선배들의 빨래를 하기로 한 것이다.
선수들의 침실에서도 고등학교 축구부 숙소의 향수가 묻어 나온다. 선수들은 방이 좁자 침대를 한쪽 벽으로 모두 몰아 놓았다. 공간을 조금이라도 늘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탓에 잠자리에 들 때면 3명이 나란히 누워야 한다.
좁은 공간에서 나란히 붙어 잤던 고교시절을 연상케 한다.
불편할 만도 하지만 전혀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즐겁게 한방 생활을 즐기고 있다.
버스좌석에 앉는 순서도 선후배 관계가 매우 엄격한 학창시절과 똑같다.
고참들은 선생님들(코칭스태프들)이 앉는 자리에서 가장 먼 뒤쪽자리를 선호한다. 예컨대 대표팀 주장이자 최고참 이천수의 자리는 버스 왼쪽 맨 뒷자리다. 선생님들의 시선에서 되도록 멀리 피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니까.
하지만 막내들은 코칭스태프와 가까운 앞쪽 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군기가 바짝 든 학창시절처럼 너무 엄격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홍명보 코치의 말은 다르다.
“뭐 지킬 것은 지키면서도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아니겠어요. 팀 분위기는 굉장히 좋습니다.”
〈도하|최용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