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냥 같이 살게 해주세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축구대표팀이 엔트리 규정에 발목이 잡혀 ‘이산가족’이 될 운명에 빠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대표팀 엔트리는 선수 20명과 임원 4명”이라며 “베어벡 감독, 고트비, 홍명보, 코사 코치 등 4명은 임원으로서 선수촌에 머물 수 있지만 의무팀장, 감독 통역, 훈련장비 담당 등 지원스태프는 촌외에서 생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입촌이 불허된 지원스태프는 매일 임시 출입증을 끊고 선수촌에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이산가족’으로 살면서 아시안게임을 치러야 한다는 것.
나가 살게 된 지원스태프는 ID카드도 못 받는다.
이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 이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최주영 의무팀장과 감독의 ‘입’으로 활약하는 박일기 통역관은 경기가 열릴 때 벤치에 못 앉게 됐다.
최팀장의 부재는 전체 한국선수단을 담당하는 의무진이 축구대표팀 경기에 투입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통역문제는 ‘영어가 되는’ 홍명보 코치가 임시통역으로 나설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축구협회 홍보국 송기룡 부장은 “이산가족 문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마다 제한된 엔트리로 인해 반복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 선수단 규모 때문에 어쩔 수 없다지만 축구 등 구기종목 엔트리는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임원 4명을 모두 코치로 구성할지 아니면 일부를 빼고 꼭 필요한 지원 스태프를 넣을지 계속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 대표팀 사정은 더 심각하다. 선수 18명에 임원은 고작 3명만 배정됐다.
〈전광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