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1만호골을 기대했건만 찜찜한 1만호골이 나왔다.
한국 프로축구가 자책골로 통산 1만호골을 기록했다. ‘불운’의 주인공은 부산 아이파크 김태영이었다.
김태영은 9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6라운드 울산 현대와의 원정경기에서 소속팀 골그물을 갈랐다. 전반 17분 상대 미드필더 브라질리아(31·브라질)가 올린 크로스가 부산 골문 앞에 떨어지자 오른발로 걷어내려다 실수를 했다.
김태영의 골이 터지기 전까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들이나 취재진은 손에 땀을 쥐며 대기록을 기다리고 있었다. 전주에서 열린 전북-경남전에서 김동찬(경남)이 9999골을 기록한 터라 1만호골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태영의 자책골로 1만호골이 만들어지자 모두들 한숨을 쉬었다. 특히 K리그 14개 경기장과 연맹 홈페이지를 통해 K리그 통산 1만호골 주인공을 맞히는 ‘K리그 1만호골 이벤트’로 분위기를 띄웠던 연맹의 표정이 어두웠다. 연맹은 26라운드 경기에 앞서 ‘이근호가 최다 득표중’이라고 중간집계까지 발표하며 1만호골의 의미에 상당한 무게를 뒀다.
생각지도 못한 자책골로 1만호골이 달성된 데 대해 연맹은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어쨌든 1만호골은 1만호골인 만큼 김태영이 찬 공을 영구 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한편 김태영의 자책골이 터지고 3분 뒤 그림같은 1만1호골이 나왔다. 주인공은 FC서울 김치우였다. 감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골을 넣은 김치우는 경기가 끝난 뒤 “빨리 알았더라면 조금 일찍 골을 넣었을텐데 아쉽다”며 입맛을 다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