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힘으로….’
16일 부산과 광주전이 열린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 본부석에는 구단주를 비롯해 많은 스님들이 경기장을 관람하고 있었다.
부산 범어사에 오신 스님들은 내심 부산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었다. 불심 덕분일까.
부산 아이파크는 껄끄러운 상대인 광주를 2－0 물리치고 단독 4위(2승2무1패·승점8점)로 뛰어 올랐다.
사실 올시즌 부산은 광주만 만나면 힘을 못썼다. 두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하는 등 최근 3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내심 통합 순위와 후기리그 우승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부산은 광주전 승리가 절실했다.
또한 최근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을 하고 있어 1승이 절실한 상태였다. 이날 승리하자 부산 프론트는 “지난번 목사님들이 오셨을 때도 이겼는데 다음에는 이스람교 신자들을 초청해야 되겠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에 스님들이 관전하게 된 것은 새로 사령탑을 맡은 앤디 에글리 감독의 지론 덕분이었다. 프로팀은 지역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는 게 에글리 감독의 지론이라는 것. 구단주를 역임했던 에글리 감독은 항상 팬과 함께 하는 구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 사회는 물론 팬들에게 외면받는 구단은 우승을 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에글리 감독은 매년 범어사에서 열리는 ‘개선 문예대전’에 팬사인회 요청을 받았다. 에글리 감독은 흔쾌히 ‘오케이’ 사인을 냈다.
불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구단과 팬들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는 것이다. 부산 이정훈 사무국장은 “그동안 종교 행사에서 팬사인회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지역사회의 요청에는 언제든지 동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문승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