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아시아게임 한국-북한전이 열린 10일 알라이안 경기장.
전반 31분 김치우의 선취골이 터진 뒤 주심 아브둘라흐만 라초(시리아)가 한국 벤치로 달려갔다. 그리고 벤치 끝을 향해 옐로카드를 내밀었다. 벤치에 있던 최성국에게 경고를 준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뛰지도 않던 최성국은 왜 경고를 받아야 했을까.
최성국은 북한전이 있기 하루 전 집에서 걸려온 반가운 전화를 한통 받았다. 3.1㎏의 듬직한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 소식을 전해들은 태극전사들은 북한전에서 첫골이 터지면 ‘아기어르기 골 세리머니’를 펼쳐 최성국의 득남을 축하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김치우의 골이 터지자 선수들은 하프라인 근처에 모였다. 김두현 등 선수들은 벤치를 바라보며 ‘아기어르기 세리머니’를 했다. 최성국도 화답하기 위해 벤치 앞으로 나와 함께 세리머니를 했다. 문제는 아주 기쁜 나머지 최성국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 최성국은 정말 좋아 아무 생각없이 사이드라인을 넘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고 결국 경고를 받았다.
경기 후 최성국은 “선수들이 득남했단 소식에 아기어르기 세리머니를 해주기로 약속 했다”며 “정말 기뻐 나도 모르게 사이드라인을 넘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 아기와 집사람에게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도하|최용석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