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파일]스타 체중은 고무줄?](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2/21/6a2289d-center.jpg)
강성진이 다음달 중순 개봉되는 영화 ‘쏜다’에서 2주만에 무려 10㎏을 뺀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주위에서 걱정할 정도로 굶으면서 강도 높은 운동을 병행, 박정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명 배우들의 ‘고무줄 몸무게’가 화제다. 대표적인 배우는 설경구다. 그는 요즘 조목받고 있는 영화 ‘그놈 목소리’에서 살을 빼거나 늘이기를 두세번 반복했다. 반듯한 텔레비전 앵커에서 외아들을 유괴당한 초췌한 아버지가 되는 과정이 순서대로 촬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경구는 이 과정에 자신의 몸을 학대했다. 외아들을 유괴당한 아버지의 피폐한 몸과 마음을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 하루 식사를 작은 감자 하나로 떼우고 이틀씩 잠을 안 자는 등 혹사시키는 방법을 동원했다.
설경구가 이처럼 배역 소화를 위해 ‘살과의 전쟁’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01년에서 2004년까지 ‘공공의 적’ ‘오아시스’ ‘광복절특사’ ‘실미도’ ‘역도산’ ‘공공의 적2’ 등 6편 출연하면서 자신의 몸무게를 잇따라 늘이고 줄이는 초인적 행보를 통해 극중 인물의 희로애락을 펼쳐냈다.
‘공공의 적’에서 그는 권투선수 출신 형사 역을 위해 체중을 14㎏이나 늘여 88㎏으로 만들었다. ‘오아시스’에선 한 달 보름 동안에 18㎏을 뺐다. 맡은 배역이 정신장애가 있는 전과자로, 시나리오 지문에 ‘갈비뼈가 드러나 보인다’고 적혀 있었던 것이다.
설경구는 이어 ‘광복절특사’에서 탈옥한 죄수 역을 소화하기 위해 8㎏을 늘렸고, ‘실미도’에서는 비운의 특수부대원 역을 맡아 6㎏을 뺐다. 그리고 ‘역도산’에서 95∼97㎏의 역도산으로 변신했고 ‘공공의 적2’에서는 한 달 동안 16㎏ 정도를 감량, 냉철한 검사로 변신했다. 바지 사이즈가 ‘역도산’ 때에는 39, ‘공공의 적2’ 때에는 33이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세계 영화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경구식 연기’로 등재될 만하다. ‘그놈 목소리’의 안수현 프로듀서는 이와 관련, ‘마라톤 맨’의 로렌스 올리비에와 더스틴 호프먼을 들었다. “밤새 뛰어온 장면을 연기로 해결하려 한 올리비에와 달리 호프먼은 실제로 집에서 촬영장까지 밤새 뛰어왔다”면서 “설경구 선배도 언제나 영화속의 인물이 돼 현장에 왔다”고 소개했다.
유지태·김태우·최민식·장동건·이정재·이성재 등의 사례도 유명하다. ‘올드보이’에서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던 유지태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23㎏을 찌웠고, ‘남극일기’에서 이를 다시 뺐다. 김태우는 ‘여자는…’의 회상 장면에 나오는 과거의 모습을 위해 8㎏을 늘였고 현재 장면을 위해 다시 14㎏을 뺐다. 최민식은 ‘올드보이’, 장동건은 ‘태풍’, 이성재는 ‘홀리데이’에서 각각 10㎏을 뺐다. 이정재는 ‘태풍’에서 근육질 몸매를 만들기 위해 4개월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세끼를 삼계탕을, 특히 닭 가슴살을 먹었다.
배우들의 출연작과 몸무게를 거론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배우는 이혜은이다. 그가 원조에 해당된다. 1996년 개봉된 ‘코르셋’에서 여주인공을 맡은 그는 48㎏이던 체중을 68㎏까지 늘였다. 이를 위해 하루에 대여섯 끼를 먹었고, 틈틈이 간식도 먹었다. 촬영 후반에 다이어트에 돌입, 2개월 동안 16㎏을 뺐다.
배우들이 살을 빼는 방법은 유사하다. 이혜은의 경우 식사는 점심만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천천히 먹었다. 허기를 참을 수 없을 때에는 과일과 야채를 조금만 먹었다. 종합 비타민으로 부족한 영양분을 채우고, 하루에 1.5ℓ 이상의 물을 마셨다.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차례 세 시간씩 운동을 했다. 설경구는 하루에 두 끼를 평소의 3분의 1로 했고, 이따금 오이나 두부를 먹었지만 주로 물배를 채웠다. 하루에 5시간 이상 운동을 했다. 유지태는 매일 8시간씩 운동을 했고, 하루 세끼를 야채만 먹었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