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파일]전편 만한 속편 없다?

입력 : 2007.08.21 21:09

‘두사부일체3:상사부일체’는 1·2편과 달리 출연진이 박상면·손창민·이성재·김성민(왼쪽부터) 등으로 교체됐다. 오는 추석에 개봉된다.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을 깨트릴는지 주목된다.

# 속편의 전쟁

‘색즉시공’ ‘타짜’ ‘괴물’ 속편(sequel)과 ‘공공의 적’ 3편이 제작된다. ‘두사부일체’ 3편이 오는 추석에 개봉된다. ‘조폭마누라’ ‘달마야 놀자’ ‘두사부일체’ ‘공공의 적’ ‘가문의 영광’ ‘몽정기’ ‘동갑내기 과외하기’ ‘마파도’ 등의 속편이 속속 제작·개봉됐다(표 참고).

속편 제작은 1편의 성공에 기인한다. 주인공의 개성, 플롯 등을 검증받은 만큼 흥행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속편이 전편을 능가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공공의 적2’ ‘투사부일체’ 등이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공공의 적2’는 1편보다 6000여명(서울관객수 기준)이 더 조우했다. 1·2편을 연출한 강우석 감독은 요즘 3편 ‘강철중(공공의 적 1-1)’을 준비하고 있다. 1·2편에 이어 설경구가 주인공을 맡았다. 김동원 감독의 ‘투사부일체’는 최근 ‘디 워’ 등에 밀리기 전까지 한국영화 역대 흥행 톱 10위(610만5431명·전국)를 차지할 만큼 대박을 기록했다. ‘두사부일체3:상사부일체’는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배우기 위해 대기업에 입사한 조폭 두목 계두식의 모험과 사랑을 그렸다. 1·2편과 달리 이성재 등이 주인공을 맡아 심승보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이 밖에 ‘조폭마누라’ ‘가문의 영광’ ‘달마야 놀자’ ‘몽정기’ ‘동갑내기 과외하기’ ‘마파도’ 등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공공의 적’과 ‘공공의 적2’, ‘두사부일체’와 ‘투사부일체’ 시리즈와 달리 이들 속편은 주인공이 일부 혹은 전면 교체됐다는 특징을 지녔다. 구관이 명관인 것이다.

속편 제작 붐과 관련해 1편이 거둔 성과 가운데 하나는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것이다. ‘조폭 마누라’를 필두로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등이 팔렸다. ‘조폭 마누라’는 2001년 10월 미국의 미라맥스, ‘달마야 놀자’는 2002년 2월 MGM, ‘가문의 영광’은 2002년 11월 워너 브라더스에 팔렸다. 세 작품 모두 아직 성과물이 나오지 않았다.

# 속편의 역사

한국영화 가운데 속편이 가장 많이 만들어진 영화는 ‘애마부인’ 시리즈다. 1982년부터 1994년까지 13편이 제작됐다. 정인엽 감독이 1·2·3편, 석도원 감독이 4·5·6·7·8·10편, 김성수 감독이 9편, 조명화 감독이 11편을 연출했다. 영화연구가 정종화씨는 “11편 외에 ‘파리애마’(정인엽) ‘짚시애마’(이석기)도 ‘애마부인’ 시리즈에 포함된다”면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13편이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화제작으로는 ‘미워도 다시 한번’ ‘팔도강산’ 등이 있다.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미워도 다시 한번’은 7편, ‘팔도강산’은 6편이 제작됐다. ‘미워도 다시 한번’은 정소영 감독이 1968년부터 1년에 한편씩 ‘미워도 다시 한번’ ‘미워도 다시 한번(속)’ ‘미워도 다시 한번(3편)’ ‘미워도 다시 한번(대완결편)’을, 그리고 2002년에 ‘미워도 다시 한번 2002’를 내놓았다. 변장호 감독이 ‘미워도 다시 한번 80’ ‘미워도 다시 한번 80 제2부’를 선보였다. ‘팔도강산’ 시리즈는 1967년부터 76년까지 ‘팔도강산’(배석인) ‘속 팔도강산’(양종해) ‘아름다운 팔도강산’(강혁) ‘내일의 팔도강산’(강대철) ‘우리의 팔도강산’(장일호) ‘돌아온 팔도강산’(정소영)이 개봉됐다.

또 다른 화제작으로는 ‘장군의 아들’ ‘여고괴담’ ‘투캅스’ 등이 있다. ‘장군의 아들’은 세 편, ‘여고괴담’은 네 편, ‘투캅스’는 세 편이 개봉됐다. ‘장군의 아들’ 시리즈는 임권택 감독과 박상민·신현준·이일재 등이 호흡을 맞췄다. 여주인공은 각 편에서 방은희·송채환·오연수가 맡았다. ‘여고괴담’은 감독·주연이 각각 달랐다.

‘투캅스’ 시리즈는 1편은 강우석 감독과 안성기·박중훈·지수원, 2편은 강우석 감독과 박중훈·김보성·지수원, 3편은 김상진 감독과 김보성·권민중·박용우 등이 호흡을 맞췄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