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이’ 티저 포스터(왼쪽)와 본 포스터(오른쪽). 티저 포스터의 주인공 안트는 ‘베트남의 전지현’으로 불리는 인기 여배우다. 본 포스터의 주인공은 극중에 베트남 귀신 대역으로 출연도 했다.
공포영화는 공포를 자아내는 주체에 따라 ‘흡혈귀영화’ ‘괴기영화’ ‘오컬트 영화’(Occult Film) 등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기법에 따라 ‘슬래셔 무비’(slasher Movie) ‘스플래터 무비’(splatter movie) ‘호러 스릴러’(horror thriller) ‘미스터리 호러’(mystery horror) 등으로 구분된다. 여름 극장가 단골 손님인 공포영화가 요즘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공포영화가 좋아
한국 공포영화의 효시는 어떤 작품일까?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KMDB)에 따르면 김영환 감독의 1928년작 ‘삼걸인’(세동무)이다. 원혼이 서린 ‘총각우물’에 얽힌 이야기를 그렸다. 이에 대해 영화연구가 정종화씨(영화정보센터 대표, 중구문화원 자문위원)는 “김영환 감독이 1924년에 발표한 무성영화 ‘장화홍련전’이 첫번째 공포물에 든다”고 주장했다. “원귀·복수·업보·윤회를 통해 공포를 자아냈다”는 것이다.
KMDB에 따르면 ‘의리적 구토’(1919)부터 심형래 감독의 ‘디 워’(D-War) 등 최근까지 제작된 국산 장편 극영화는 5854편이다. 이 가운데 공포영화는 ‘삼걸인’부터 다음달 9일 개봉되는 황규덕 감독의 ‘별빛 속으로’까지 156편이다.
공포영화를 많이 선보인 감독은 박윤교·김인수·신상옥·이용민·이유섭 등. 박감독은 32편의 연출작 가운데 ‘망령의 웨딩드레스’(81) 등 14편을 선보였다. 김감독은 8편, 신감독은 7편, 두 이감독은 각각 6편을 내놓았다.
현역 가운데에는 안병기 감독이다. 그는 ‘가위’(2000) ‘폰’(2002) ‘분신사바’(2004) ‘아파트’(2006) 등 공포영화만 4편을 각본·연출했다. ‘폰’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인기를 끌었으며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또 다른 공포영화는 ‘장화, 홍련’(2003) ‘거울 속으로’(2003) 등이다.
1990년대에 공포영화 바람을 일으킨 작품은 98년도에 개봉된 ‘여괴괴담’이다. 이후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99) ‘여고괴담3:여우계단’(2003) ‘여고괴담4:목소리’(2005) 등이 제작됐다.
이밖에 화제의 공포영화로는 ‘퇴마록’(98) ‘소름’(2001) ‘하얀방’(2002) ‘아카시아’(2003) ‘4인용 식탁’(2003) ‘시실리 2㎞’(2004) ‘알포인트’(2004) ‘분홍신’(2006)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소름’은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 ‘하얀방’은 제2회 광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아카시아’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었다. 이와 함께 ‘별빛 속으로’는 최근 폐막한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됐다.
#공포영화 만들기
다량의 피와 신체 훼손을 특징으로 하는 공포영화를 ‘잔혹영화’(blood and gore movie)라고 한다. 특수효과 전문업체 ‘셀’의 황효균 실장에 따르면 피는 천연 식용색소와 물엿, 물을 섞어서 만든다. 황실장은 “다른 걸 섞으면 빨리 부패된다”면서 “피의 농도는 물엿으로 조절한다”고 설명했다. “‘해부학교실’에서 선화(한지민)가 목격하는 피로 물든 냇가 장면에는 약 1t의 피가 소요됐다”고 덧붙였다.
‘해부학교실’은 신원미상의 카데바(cadaver·해부학 수업용 시체)가 공포의 객체이자 주체이다. 국내 공포영화에 카데바가 등장한 것은 ‘해부학교실’이 처음이다. 황실장은 “장기와 혈관·근육을 갖춘 카데바를 약 2개월 동안 한 구당 4000만원을 들여 네 구를 만들었다”며 “분장 테스트만 10번 이상 거치는 등 치밀한 작업을 거쳐 메스를 대는 순간 살아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정교하다”고 자랑했다.
수술 장면은 ‘리턴’에도 나온다. ‘리턴’은 ‘수술 중 각성’을 매개로 한 작품으로 가슴이나 복부의 개복장면에 돼지 등 동물의 실제 장기를 사용했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기담’은 일본 등 외국의 의료 사이트를 뒤져 당시 휠체어·운반차·산소호흡기·전기소작기 등을 모두 제작했고, 폐업을 앞둔 병원을 수소문해 의료기기를 공수해 왔다.
‘해부학교실’의 화제 가운데 하나는 성숙한 여인의 가슴을 실은 포스터다. 여체의 주인공은 에로배우 엄다혜다. ‘가발’도 삭발한 머리에 전라로 등을 보인 여인을 실은 포스터로 눈길을 끌었다. 이 사진은 삭발한 수현(채민서)의 머리에 러시아 모델의 등을 합성해서 만들었다. ‘므이’의 티저 포스터를 장식한 여인은 베트남 여배우, 본 포스터의 여인은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재학생이다. 본 포스터의 머리는 가발이다. ‘가발’ 촬영 때에는 1000만원짜리 가발 5개가 사용됐다. ‘첼로’의 티저 포스터에 등장한 첼로는 1200만원짜리다. 극중에서 던져지고 부서지는 첼로는 40만원짜리를 사용했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