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계는 한때 ‘칸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제52회 때까지 장편 경쟁 부문에서 수상은커녕 초청조차 받지 못했던 것이다(표 참고). ‘취화선’ ‘올드보이’ ‘밀양’ 등의 수상은 ‘이같은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국제적 위상을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충무로 파일] 전도연 수상으로 본 칸과 한국영화](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5/29/7e3084b.jpg)
칸국제영화제는 제1회를 1939년 9월1일부터 열려고 했다. 32년에 출범한 이탈리아 무솔리니의 베니스국제영화제를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2차 세계대전이 터지는 바람에 무산, 46년 9월20일부터 10월5일까지 칸 해변의 카지노에서 처음으로 개최됐다. 48년과 50년에는 예산 부족으로 열지 못했다.
51년 5월에 재개, 이후부터 매년 5월에 열렸다. 68년에는 대학가에서 촉발된 ‘5월혁명’과 누벨바그의 주역인 장 뤽 고다르 등이 단상을 점거하면서 행사가 중단됐다. 72년부터 영화제 출품작 구성을 주최 측이 선정해 초청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많은 국제영화제가 이 방식을 따르고 있다. 영화제 공식 명칭이 그냥 ‘국제영화제’(Festival International Du Film)인 데에서 세계 최고라는 자긍심을 엿볼 수 있다.
한국영화는 이 영화제와 뒤늦게 인연을 맺었다. 1984년 제37회 때 ‘여인잔혹사－물레야 물레야’(감독 이두용)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78년 신설)에 초청받으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비평가주간(62년 신설)은 96년 ‘유리’(양윤호), 감독주간(69년 신설)은 98년 ‘아름다운 시절’(이광모)로 인연을 맺었다.
경쟁 부문에서 먼저 성과를 낸 작품은 단편이다. ‘스케이트’(조은령)가 98년에 초청받았고, ‘소풍’(송일곤)이 이듬해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장편 경쟁 부문은 2000년에 ‘춘향뎐’(임권택)이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2002년 ‘취화선’(임권택)으로 감독상, 2004년 ‘올드보이’(박찬욱)로 2등상에 해당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제60회까지 이 영화제 각 부문에 초청받은 한국 작품은 총 50편이다. 가장 많이 초청받은 영화인은 홍상수 감독이다. ‘강원도의 힘’과 ‘오! 수정’으로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극장전’으로 각각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3번 초청받았다. ‘박하사탕’으로 감독주간, 2002년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신인여우상 등 5관왕을 차지한 ‘오아시스’로 비평가주간에 특별초청받았다. ‘밀양’으로 장편 경쟁 부문에 진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영예는 최우수작품상인 황금종려상(55년 신설) 수상이다. 일본의 경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80년 ‘가게무사’로,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이 83년 ‘나라야마 부시코’와 97년 ‘우나기’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은 아직 황금종려상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황금종려상은 누가 언제 차지할지 주목된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