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우리 역사에서 가장 견고하고 섬세했던 나라인 신라를 품은 곳이다.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천년의 세월을 걸치고 있을 법한 경주에선 신라로 통하는 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다. 길을 가다보면 역사와 유적을 양분삼아 시간의 정원을 꾸미고, 인근 포항의 제철소 용광로처럼 무쇠를 녹여 강철심장을 만든 신라의 후예들을 만날 수 있다.
▲대릉원=경주 시내를 멀리서 바라볼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집들사이로 봉긋이 솟은 거대한 고분이다. 그중에서도 대릉원은 경주에서 규모가 제일 큰 고분군이다. 23개의 고분이 모두 평지에 자리잡고 있어 산책삼아 힘들이지 않고 돌아볼 수 있다. ‘들어가는 길’ 내부를 공개해 더욱 유명해진 천마총도 이곳에 있다. 1천년 전에 살았던 옛사람들과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터전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에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감이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찾아가는 길 : 경주시내에 위치해 터미널에서 택시나 도보,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하며, 자가운전시 경주톨게이트 첫번째 신호등에서 좌회전하고, 다리가 보이는 곳에서 우회전하면 대릉원 대형 주차장이 보인다(15분 소요). 대릉원 이용시간은 9~21시까지다. 입장료는 1천5백원(성인 기준).
▲문무대왕릉=세계사에 유례없는 수중왕릉이다. 바다 한가운데 수중릉 위로 장엄하게 떠오르는 일출은 문무대왕의 아름다운 기상을 보는 듯하다. 문무대왕릉 위로 붉은 해가 떠오름과 동시에 서서히 물들어가는 대왕암과 수면의 신비한 여명은 절경 중의 절경이다. 특히, 붉은 해를 배경으로 한 구름과 춤추는 새들의 모습은 판타스틱 그 자체.
#찾아가는 길 : 경주시내에서 150번 버스로 50분 정도 소요된다. 자가운전시 어일리에서 929번 지방도로를 따라 영남 쪽으로 7㎞가면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해 대종천 다리를 건너면 대왕암이 있는 봉길리 해수욕장 앞바다가 나온다. 문무왕릉 이용시간은 9~17시까지.
▲대보리 청보리밭=초록빛 물결이 가득한 대보리 청보리밭은 자연 그대로의 싱그러움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보리밭 위에 등대처럼 떠있는 교회 하나,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청보리밭의 절묘한 조화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낸다. 청보리 밭은 개화시기에 맞춰 오면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6월 초순이 지나게 되면 황금 들녘으로 바뀌는데, 그 모습도 장관이다.
#찾아가는 길 : 포항에서 동해－대보－호미곶으로 이어지는 925번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호미곶에 이르기 직전, 대보면 구만2리에 다다르면 드넓은 청보리밭을 볼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포항에서 호미곶까지 가는 버스로 50분 정도 소요.
▲토함산 목장=석굴암과 불국사를 안고 있는 경주 토함산 반대편 중턱에 소떼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토함산 목장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석굴암에서 감포방향으로 1㎞정도 내려오면 토함산 방갈로가 보이고 방갈로 옆 샛길을 따라 서서히 올라가면 토함산 목장의 정상에 오르게 된다. 정상에서 토함산 목장을 한눈에 바라보는 퐁경이란 장엄하기 그지없다.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 그리고 평화롭게 풀을 뜯는 소떼들은 마음까지 편안하게 다독여 준다. 토함산은 초행길인 사람에게는 만만치 않은 산이므로 내려갈 때에는 반드시 올라왔던 길로 하산해야 한다.
#찾아가는 길 : 경주터미널에서 10·11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된다. 자가용 이용시 경주역에서 불국사역을 지나 감포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자료제공 Viewette(www.viewette.com) 강석봉기자 ksb@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