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위치한 항공우주박물관은 체험형 박물관이다. 한때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촬영지가 되면서 주목받았던 이곳이 최근 또다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소유스’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로써 세계에서 36번째 우주인 배출 국가가 됐다. ‘항공우주도시’를 표방한 사천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절경을 품은 사천은 삼천포대교와 실안 낙조 등 숨은 비경 또한 적지 않아 관광과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체험여행을 다녀올 만하다.
항공우주박물관 내 항공우주관.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연합군이 미군병사 ‘스미스’를 구하기 위해 동막골로 침투하는 장면을 촬영했던 항공우주박물관은 사천시 사남면 유천리에 자리하고 있다.
4만2000㎡ 부지에 2002년 8월 첫선을 보인 박물관은 항공우주관·자유수호관 등 실내전시장과 야외전시장으로 구성됐다. 야외전시장에는 국민기업 KAI 생산항공기 5대를 비롯해 한국전쟁 참전항공기 10대, 한국공군 퇴역항공기 9대 등 실물 항공기 24대와 한국전쟁 당시 사용된 전차 3대 및 화포·야포 3대, 터보제트 실물엔진, 로켓·모듈 등을 볼 수 있다.
야외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C-54 수송기가 눈길을 끈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비행기는 1966년 도입된 이후 박정희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됐고 1992년까지 대통령을 비롯한 VIP를 수송하는 임무를 맡았다.
영화 ‘웰컴투동막골’의 촬영지였던 야외전시장.
실내전시장에는 과거 여의도 종합안보전시장에서 봤음직한 전시품이 죄다 모여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사천시로 이전하면서 당시 전시품을 이곳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실내전시장인 자유수호관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김일성자동차’. 1948년 소련의 스탈린이 김일성에게 선물한 승용차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 육군이 평안북도 영변북방 거리에서 노획한 이 승용차는 이승만 대통령이 월톤 워커 장군의 부인에게 선물했다. 이후 유엔한국참전국협회가 다시 사들여 1982년 부산항을 통해 들여와 이곳에 전시 중이다. 전쟁 당시 북한군이 사용했던 다양한 총기류도 아이들의 눈에는 신기한 볼거리.
항공우주관은 1·2층에 걸쳐 조성됐다. 항공발달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는 1층은 비행기가 뜨는 원리와 세부장치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우주인 기념사진 촬영코너도 만들어 놨다. 또 2층은 인공위성과 우주로켓,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요사업과 비전 등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이다.
1·2층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시설물은 비행기시뮬레이터. 조종석에 앉으면 초음속 비행기를 실제로 조종하는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단계 조종을 성공적으로 마쳐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시뮬레이터는 진행이 영어로 된 것이 흠이지만 실제 조종사가 받는 비행훈련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항공우주박물관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고 추석과 설날을 제외하고는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이왕 사천땅에 발을 들여놓은 김에 봄맞이 명소도 둘러보자.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에 자리잡은 선진리성은 봄꽃 명소다. 사천만 중간에 있는 성은 구릉진 지형을 이용해 만든 토성으로 정유재란 때 왜군에게 빼앗겨 ‘왜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선진리성은 사천의 대표적인 봄맞이 명소다.
성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동쪽을 제외한 서·남·북쪽이 모두 바다와 맞닿아 있었지만 간척사업 후 남쪽과 북쪽이 농지로 개간돼 현재는 서쪽만 바다와 마주하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싸워 이긴 사천해전이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1918년께 무술전투 당시 왜장이었던 도진의홍의 후손이 성터 일부를 사들여 공원으로 만든 후 벚나무 1000여 그루를 심었다. 현재 선진리성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벚나무는 당시에 심은 것으로 수령 90년생 나무에서 피어나는 벚꽃이 해마다 장관을 이룬다.
사천 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천시 곤양면에 자리한 비봉내마을. 1965년부터 조성한 대숲이 이곳의 명물이다. 어른이 양손으로 움켜지기가 버거울 만큼 굵은 대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비봉내마을에서는 대나무 생태체험을 비롯해 대나무피리 만들기, 대나무 뗏목타기, 죽순 따기, 대나무수액 채취, 대나무숯가마체험 등 계절별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댓잎을 잘게 잘라 덖어내는 댓잎차 만들기는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 체험 시 점심식사로 나오는 죽순된장찌개 맛이 일품이다.
‘전국 9대 일몰’ 중 하나로 꼽히는 실안 낙조는 죽방렴과 섬, 붉게 물든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해 준다.
한국관광공사가 ‘전국 9대 일몰’ 중 하나로 꼽은 실안 낙조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 참나무 말뚝으로 만든 부채꼴 모양의 죽방렴과 점점이 떠 있는 섬,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일몰은 가슴이 저리도록 아름답다. 사천시 남양에서 대방동까지 6㎞에 걸친 실안 해안관광도로는 해안선 주변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감탄을 자아낼 정도. 도로 길섶에는 포도밭을 조성해 8~9월이면 해풍에 실려 오는 향긋한 포도향에 취하기 십상이다.
▲찾아가는 길: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고속도로→진주JC→남해고속도로→사천IC→3번국도→사천 진사지방산업단지→항공우주박물관
▲주변 볼거리:와룡산, 한려해상국립공원, 죽방렴, 사천만해안도로, 대방진굴항, 창선·삼천포대교, 다솔사, 백천사, 실안낙조, 남일대 코끼리바위, 선진리성 벚꽃, 신수도, 비토섬 등
▲맛집:선진횟집단지(용현면 선진리, 백합죽·백합구이), 앞들식당(재첩국, 055-852-3967), 삼천포횟집(산장어구이, 055-832-2040) 등
▲축제 및 행사:와룡문화제(5월), 경남민속예술축제(6월), 사천세계타악축제·삼천포대교 야경축제(8월), 사천항공우주엑스포(10월) 등
▲숙박:삼천포해상관광호텔(055-832-3004), 사천호텔(055-855-0005), 뉴골드모텔(055-855-0220), 코리아나모텔(055-852-9115) 등
▲문의:사천시청 문화관광과(055-830-4225), 항공우주박물관(055-851-656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