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 레포츠 명소 충북 단양… 구름위의 산책

입력 : 2007.06.27 20:48

초록의 때깔이 날로 선명하다. 우리 산하 어디를 가도 신록이 풍성한 이때 자연을 벗 삼아 레포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충북 단양은 소백산맥과 남한강이 빚어낸 자연경관이 수려한 곳. 코발트빛 창공을 가르는 ‘아름다운 비행’과 급류에 몸을 맡기는 래프팅의 재미를 쏠쏠하게 맛볼 수 있다. 지상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짜릿한 묘미다. 싱그러운 신록 위로 햇살이 내려앉는 이즈음 모험 레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충북 단양(丹陽)은 ‘연단조양(鍊丹調陽)’에서 유래된 말. ‘신선이 다스리는 빛 좋은 고을’이라는 얘기다. ‘단양8경’도 모자라 ‘제2 단양8경’이 생겨날 정도니 그만큼 자연경관이 빼어나다. 울창한 신록, 맑은 강물, 고즈넉한 산촌풍경에 마음을 빼앗기는 사이, ‘이곳이 정녕 옛 시인 묵객들이 절경을 예찬했던 고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든다.

단양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는 다양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래프팅과 패러글라이딩. 단양 래프팅의 무대는 남한강이다. 남한강은 강원도 정선의 동강과 평창의 서강이 영월에서 합수해 단양을 거쳐 충주호로 흘러든다. 영월군과 경계하는 영춘면 오사리가 래프팅의 출발지.

흔히 래프팅의 명소로 인제 내린천이나 철원 한탄강, 영월 동강 등을 꼽는다. 하지만 이곳 남한강 래프팅도 그에 못지않은 재미가 쏠쏠하다. 수량이 많고 물살이 세지 않아 가족단위의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안성맞춤. 강폭도 넓어 시원스럽다.

맑고 푸른 남한강 물줄기를 따라 곳곳에 펼쳐지는 절경과 래프팅의 짜릿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것도 남한강 래프팅의 매력이다. 특히 래프팅 코스 하류에 자리한 북벽은 이태백이 풍류를 즐겼다는 중국 ‘북벽’의 지명을 따온 곳으로 과거 풍류객이 배를 띄워 놀던 곳으로 전해진다. 세월의 풍화가 빚어낸 모양새가 기묘하다.

래프팅 코스는 영춘면 오사리에서 북벽에 이르는 10㎞ 구간(2시간30분)이 일반적. 또 샘골에서 온달산성(15㎞, 4시간), 군간나루에서 도담삼봉(25㎞, 8시간)까지의 장거리코스도 인기다.

오사리-북벽 구간은 급류와 여울이 적당해 스릴을 만끽하는 재미가 적지 않다. 산허리를 이리저리 굽이쳐 흐르는 물 위에서 자연과 한몸이 돼 즐기는 래프팅은 놀이공원에서 느끼는 짜릿함과는 또 다른 맛이다.

글라이더가 국내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나래를 펼친 곳이 바로 단양. 현재 단양에는 5개의 활공장과 활공연습장, 활주로 등이 있다.

이곳에서 즐길 수 있는 글라이더는 행글라이더와 패러글라이더, 초경량항공기(ULM) 등 3가지. 이중 행글라이더에 엔진을 붙인 초경량항공기는 속도가 빠르고 조종이 자유로워 비행하는 맛이 남다르다.

글라이더는 뭉게구름을 징검다리 삼아 하늘을 난다. 기분이 묘하고 짜릿하다. 자연이 빚어놓은 절경을 발아래 둔 ‘구름 위의 산책’이다. 안전수칙만 철저히 지킨다면 지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묘한 쾌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상승기류를 받으면 몸은 하늘로 치솟는다. 한 마리의 새처럼 바람에 몸을 맡겨 하늘을 유영한다. 흥분을 감추기가 쉽지 않다. 그 순간 현실의 모든 상념이 사라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단양8경의 절경에 눈이 황홀해진다. 남한강 물줄기와 백두대간 산줄기도 아련하다. 착륙지점은 도변 수변공원 앞 남한강 모래사장과 별곡둔치, ULM활공장 등. 모든 활공장은 차량을 이용해 갈 수 있다.

예까지 와서 레포츠만 즐기고 돌아간다면 조금은 아쉬울 터. 단양에는 단양8경 외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놓치면 후회하기 십상이다. 돌아오는 길, 대강면 대강양조장에 들러 막걸리 한 사발로 목을 축이면 ‘세상 살맛난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단양|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찾아가는 길:서울→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북단양IC→매포 5번 국도→단양

▲특산품&먹을거리:단양 육쪽마늘, 송이버섯, 방곡도자기, 죽령 사과, 소백산 하우, 어상천 수박, 대강막걸리 등/경주식당(올갱이국, 043-423-0504), 장다리식당(마늘솥밥, 043-423-6660), 오학식당(도토리묵밥, 043-422-3313), 금강식당(산채쟁반도토리냉면, 043-423-2594), 박쏘가리횟집(쏘가리매운탕, 043-421-8825), 소백한우(한우등심갈비살, 043-423-6200), 투구봉가든(메기찜, 043-422-9633)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