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밀양 꽃새미마을, 허브향 솔~솔 황토집서 하룻밤](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9/26/7i2782a.jpg)
결실의 계절이다. 우리 산하 어디를 가도 풍성한 이 가을, 길을 나서는 이들의 마음도 여유롭다. 경남 밀양의 꽃새미마을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농촌테마마을. 제 색을 찾아가는 단감의 때깔이 탐스럽고 코끝을 자극하는 허브향도 감미롭게 다가온다. 게다가 마을주민들의 넉넉한 인심은 고향을 찾은 듯 푸근하다. 밀양으로 향하는 가을여행이 풍성한 이유다.
2003년 전통테마마을로 지정된 꽃새미마을은 단순히 자연을 보는 것에서 벗어나 자연과 한몸이 될 수 있는 곳이다. 그만큼 체험거리가 적지 않다. 단감·옥수수 따기, 고구마 캐기 등의 수확체험은 기본. 여기에 허브, 된장, 장아찌, 막걸리, 손두부 등 전통 먹을거리를 활용한 체험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허브체험을 제대로 맛보기 위한 곳이 참샘허브농장. 1만6529㎡에 달하는 농장은 ‘달바위’를 거쳐 간다. 농장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허브향. 한 줄기 바람에 이곳저곳으로 밀려다니는 향기의 주인공은 바로 천리향이다.
‘서향(瑞香)’이라고도 불리는 천리향은 가을에 꽃봉오리를 맺은 후 3월에 4개로 갈라지면서 꽃을 피운다. 이제 막 꽃봉오리를 맺은 천리향의 향기도 제법 진하다. 농장 주변에는 로즈마리, 파인애플 세이지 등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지천으로 깔려 있다.
이들 허브는 관상용이 아니다. 누구나 직접 만져보고 맛볼 수 있다. 농장 곳곳에 심어 놓은 허브는 차뿐만 아니라 삼겹살을 구워먹거나 쌈밥을 먹을 때도 이용된다. 허브의 독특하고 다양한 맛을 방문객이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인장의 배려다.
허브의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각각의 허브와 어울리는 음식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삼겹살용으로는 쌉쌀한 맛을 내는 할련화가 제격이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이다. 체험참가자는 별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허브 쌈을 맘껏 맛볼 수 있다.
농장에는 허브비누와 허브양초 만들기 등 허브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을 위해 한쪽에 별도의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허브체험을 좀더 여유롭게 즐기고 싶다면 황토집을 이용해 볼 만하다. 숙박요금은 크기에 따라 5만~10만원선. 10여ｍ에 불과한 짧은 거리이지만 레일바이크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밀양까지 와서 허브체험만 하고 돌아간다면 아쉬울 터. 꽃새미마을이 자리한 초동면에서 무안면소재지로 방향을 잡으면 표충비를 모셔놓은 표충비각 공원을 만난다.
밀양의 얼음골과 무봉사의 태극나비, 만어사의 어산불영경석과 함께 밀양의 ‘4대 신비’로 불리는 표충비는 임진왜란 당시 국난을 극복한 사명당의 높은 뜻을 기리는 비석이다. 나라에 큰일이 생길 때마다 비면에 땀방울이 맺히는 ‘한비(汗碑)’로도 유명하다.
또 진주 촉석루·평양 부벽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루’로 알려진 영남루도 밀양의 명소. 1844년 영남루를 증수할 때 이인재 부사의 7살과 11살짜리 두 아들이 썼다는 현판은 그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영남루 앞에는 ‘신라의 달밤’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3000여곡의 대중가요를 탄생시킨 작곡가 박시춘 선생의 옛집이 남아 있다.
재약산(해발 1108ｍ) 사자평 억새도 ‘밀양의 가을’을 맛볼 수 있는 필수코스. 바람결에 이리저리 춤추는 억새의 물결이 장관인 사자평은 영남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 동남쪽에 위치한 대평원이다. 신라 흥덕왕 4년(829년)에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병을 얻어 전국 방방곡곡의 명산과 약수를 찾아 두루 헤매다 이곳 영정약수를 마시고 병이 낫다고 전해진다.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