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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어때] 강원도 인제 미산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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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06.13 21:03

골 깊은 계곡에 고즈넉이 자리한 강원도 인제군 미산리. 미산계곡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오지 중 오지였지만 사통팔달 도로 덕에 발길을 들여놓는 외지인이 제법 많아졌다. 오대산에서 발원해 북류하는 내린천이 억겁의 세월 동안 빚어 놓은 절경이 장관이다.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울창한 수림은 태곳적 모습 그대로다. 수량도 풍부해 래프팅과 낚시, 물놀이 재미가 쏠쏠하고 인근 방태산, 개인산, 맹현봉 산행도 색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청정자연과 더불어 여름 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내린천. 래프팅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봤을 만한 곳이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서 발원한다고 해서 한 글자씩 따와 이름 붙였다. 내린천 상류에 자리한 미산계곡은 합수모래유원지에서 홍천군 내면 율전 경계까지 10여㎞ 구간. 70가구 150여명이 계류를 따라 터를 잡고 산다. 과거 오지다운 맛은 덜하지만 협곡을 사이에 둔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가 일품. 길은 상남삼거리에서부터 미산리를 거쳐 양양까지 이어진다. ‘미산(美山)’이란 이름처럼 계곡을 따라가는 산이 아름답다. 젓나무, 주목, 가문비나무, 소나무가 빼곡한 산마다 여름이 울창하다. 물은 맑고 여울은 넓다. 1급수에만 산다는 열목어나 쏘가리, 어름치, 동자개, 갈겨니, 마자, 돌고기, 꺽지 등이 풍부해 손맛도 짭짤하다.

6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아 ‘청조담’이라는 산장을 운영하는 ‘낚시박사’ 김상훈씨(60)는 “옛날에 비해 물고기 수가 줄어든 건 사실이자만 아직도 물 반 고기 반”이라며 “계곡을 찾은 외지인에게 이곳 물고기 맛을 보여주는 재미에 아예 눌러앉게 됐다”고 말했다.

홍천군 율전에서 흘러온 내린천 물줄기와 방내천이 만나는 양지말 합수지점은 모래톱과 자갈밭이 운동장처럼 드넓어 수영이나 낚시, 야영에 제격. 물은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맑다.

미산계곡은 맑은 물과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원시림, 기이한 풍광이 그림처럼 어우러진 때묻지 않은 자연미가 자랑. 게다가 가족끼리 호젓하게 보낼 수 있는 곳이 제법 많아 여름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청정계곡 너른 바위에 걸터앉아 물장구치거나 낚싯대를 드리워 세월을 낚는 호사도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

계곡 상류로 거슬러 오르다 보면 만나는 비경이 용바위. 집채만한 바위 한가운데 뚫린 구멍이 여의주를 품고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용바위는 수년 전 여의주를 도둑맞았지만 그 위용만큼은 대단하다. 계곡 끝 미산약수교를 건너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개인약수 들머리. 여기서 계곡을 따라 40여분을 더 오르면 약수터다. 위장병과 당뇨병에 좋다고 알려진 약수는 ‘한국의 명수 100선’에 이름이 올랐다.

미산계곡의 또 다른 매력은 청정계곡에서 즐기는 래프팅. 국내 최대 유속을 자랑하는 내린천은 평균 3급을 유지하지만 비가 온 뒤에는 4급에 이르는 급류도 맛볼 수 있다. 총 연장길이만 70㎞. 오는 27일부터 열리는 세계 래프팅 선수권대회가 이곳 미산계곡 상류에 출발점을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산리 마을에서는 임산물·청국장·고로쇠수액·토종꿀 등 4개의 작목반을 운영한다. 미산1리 사무장 황광호씨(43)는 “해발 450ｍ에 이렇게 큰 물줄기가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것”이라며 “청정고지대에 위치한 만큼 이곳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은 자연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자랑이다.

미산계곡은 사통팔달 길이 터져 ‘오지’라는 이름은 벗었지만 아직은 한적한 산골마을. 별이 비 오듯 떨어지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하룻밤 묵어가기에 딱 좋은 곳이다.

〈인제|글·사진 윤대헌기자 caos999@kyunghyang.com〉

▲찾아가는 길:서울→44번 국도 양평·홍천방향→화양강휴게소→철정검문소에서 우회전→451번 지방도→31번 국도 인제방향→상남우체국에서 우회전→446번 지방도→미산계곡

▲먹을거리&숙박:부린촌(033-463-0127)은 냉동 옥돌 위에 내놓는 송어회와 매운탕이 일품. 특급호텔 주방장 출신 주인장의 깔끔한 요리솜씨가 돋보이고 펜션도 운영한다. 이외에 미산민박식당(두부·민물고기조림, 033-463-6921) 등 계곡을 따라 토속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음식점이 많다/청조담(011-9882-2326)은 낚시꾼 전문 산장. 주인장이 서비스로 내놓는 민물고기 조림이 맛있다. 이외에 개인약수터산장(033-463-1700), 미산계곡민박(033-463-3049), 풀벌레소리펜션(033-463-5481), 예슬이네 펜션(033-463-6886) 등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민박과 펜션이 많다.

▲볼거리&즐길거리:인제에는 높은 산이 많아 가볼 만한 계곡이 적지 않다. 그중 방태산계곡(3둔4가리)과 진동계곡, 백담계곡 등이 대표적. 미산리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약초방(김태두, 011-660-7939)도 들러봄직하다. 1000ｍ 이상 청정고지대에서 채취한 자연산 가시오가피, 더덕 등을 맛볼 수 있다.

▲문의:인제군청 문화관광과(033－460-2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