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어때]‘포도의 고장’영동, 떠나요 새콤달콤한 피서](http://images.khan.co.kr/article/2007/08/15/7h1682a.jpg)
한여름 땡볕에 무르익어가는 포도알이 탐스럽다. 8월은 포도의 계절. 태양빛을 머금은 포도송이마다 보랏빛 향기가 상큼하다. 충북 영동은 ‘포도의 고장’이다. 산 밑에 나지막이 엎드린 마을 포도밭마다 때깔 좋은 포도송이가 지천이다. 포도는 뙤약볕에 단맛을 키워낸다. 더위가 내려앉은 이즈음 영동을 찾으면 계절의 별미와 더불어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가슴에 담아올 수 있다.
북쪽에는 금강을, 남쪽에는 백두대간 분수령을 꿰차고 있는 충북 영동은 국내 대표적인 포도 생산지다. 전국 생산량의 12%를 차지하니 우리가 먹는 포도 10송이 중 1송이는 영동산인 셈이다.
영동이 이처럼 포도로 유명한 것은 순전히 지리적 환경 때문이다. 추풍령과 마니산, 민주지산, 덕유산에 둘러싸인 영동은 분지형 모양새. 게다가 평균 해발 400ｍ에 위치한 까닭에 일교차가 크고 강수량이 적다. 이 때문에 영동 포도는 당도가 높고 알갱이가 튼실하다.
영동IC를 빠져나와 마을로 들어서자 도로 양편이 온통 포도밭이다. 짙푸른 초록 이파리 아래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포도송이가 탐스럽다.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밀려다니는 향긋한 포도향에 이내 취해버릴 것만 같다. 전국 제일의 포도 주산지다운 풍경이랄 만하다.
본격적인 포도수확은 20일께부터. 하지만 하우스 포도는 이미 수확을 끝냈고, 비가림막 아래 포도수확이 끝나갈 이즈음 노지의 포도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포도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잘 자라지만 한 줄기 빗방울에 알맹이를 떨어뜨릴 만큼 물기에는 약하다. 비를 맞으면 포도껍질이 갈라질 정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것이 비가림막. 노지와 하우스의 중간형태인 비가림막은 노지보다 10일 정도 수확이 이르다.
한개의 포도송이에는 60~70개 알이 적당하다. 이보다 많거나 적으면 흐물흐물한 ‘너슬포도’가 된다. 포도 표면의 하얀색 가루는 당분이 껍질로 나와 굳은 것. 농약이 아니다. 하얀 가루가 많을수록 달고 신선하다는 표시다.
영동의 포도재배지는 영동읍과 황간면, 용산면, 학산면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한 곳은 황간면 성심농원. 포도밭에서 직접 포도를 딸 수 있는 체험농원이다. 1만여평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딸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시식도 가능하다.
학산면 금강모치마을도 포도따기 체험을 한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금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를 따라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다. 영동읍 주곡리 덩굴농원은 판매를 위주로 하지만 주인장 김규옥씨(55)에게 부탁하면 포도따기 체험과 더불어 덤까지 얹은 포도를 듬뿍 사갈 수 있다. 현재 시세는 5㎏ 한 상자에 2만5000원선. 본격적인 포도수확철인 20일 이후부터는 1만5000원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영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와이너리 투어. 덩굴농원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와인코리아는 국내에서 생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와인 제조업체다. 95년 설립 이후 실패를 거듭한 끝에 97년 처음으로 순수 국내산 와인을 선보였다. 현재 ‘샤또마니’라는 브랜드의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 등 10여종.
와인코리아는 평상시 전시관과 저장고, 공장을 둘러볼 수 있고 포도축제 기간에는 회사 뒤편 포도밭에서 포도따기 체험도 한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의 와인저장 토굴을 볼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일제강점기 때 탄약저장고로 쓰였던 토굴은 길이 60ｍ, 폭 3~4ｍ의 와인저장고다. 연중 13~14도를 유지하는 토굴은 들어서는 순간 서늘한 기운이 온몸을 휘감는다. 100개가 넘는 오크통에서 와인이 익어가는 냄새가 무척 유혹적이다.
포도명산지 영동. 별이 비 오듯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원두막에 걸터앉아 새콤달콤한 포도를 까먹는 추억을 쌓기에 이곳만한 곳도 드물다.
〈영동(충북)|글·사진 윤대헌기자〉
▲가는 길‥서울→경부고속도로→영동IC→19번 국도→영동읍/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금산IC→68번 지방도로→영동
▲특산품&먹을거리‥곶감, 포도, 사과, 배, 호두, 표고, 복숭아 등/선희식당(어죽·도리뱅뱅이, 043-745-9450), 한천가든(쏘가리매운탕, 043-744-9944), 폭포가든(우렁쌈밥, 043-742-1777), 영동올갱이식당(043-744-1077)과 뒷골집(043-744-0505)은 올갱이국밥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송호국민관광지, 양산팔경(영국사, 강선대, 함벽정, 용암 등), 물한계곡, 옥계폭포, 한천팔경, 천태산, 민주지산 등
▲숙박‥금수장모텔(043-744-0124), 운주민박(043-745-1199), 광운관광농원(043-743-8851), 천태파크(043-744-2361), 숲속민박(043-742-8118), 반야산장민박(043-744-6532) 등
▲문의‥영동군청 문화공보과(043－740-3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