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빠른 타자들 … 뛰는 야구 실감”
2006년 야구 월드컵인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4강에 오른 한국야구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두산 레스(35)에게서 그 해답을 찾았다. 레스는 2004년 두산에서 17승8패, 방어율 2.60을 올린 뒤 일본(2005년 라쿠텐), 대만(2007년 라뉴 베이스)을 거쳐 다시 국내로 돌아왔다. 4년 만에 컴백한 레스는 2004년에 비해 달라진 한국야구를 어떻게 느꼈을까. 4일 인천 SK전을 앞서 레스의 눈에 비친 한국야구를 진단한다.
△빨라졌다
![[야구 IN]4년만의 복귀 두산투수 레스가 본 한국 프로야구](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4/04/20080405.02500105000003.01M.jpg)
레스는 한국야구가 무척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2004년에는 팀마다 도루할 수 있는 선수가 1~2명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도루하는 선수가 팀당 3~4명이나 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레스는 각 팀의 1·2번 타자가 빠른 선수들로 구성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했다.
레스의 말처럼 한국은 지난해부터 ‘뛰는 야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SK와 두산은 발 빠른 선수들을 전면에 배치해 재미 봤다. 이 영향으로 다른 구단도 빠른 선수를 선호하고 있다.
레스는 “타자가 빠른 것은 분명 투수에게 부담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지나치게 주자에게 신경쓰면 좋은 투구를 할 수 없다. 타자에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좁아졌다
레스가 올해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은 스트라이크 존이다.
바깥쪽 코스를 즐겨 던지는 레스로선 부담이 되는 부분이다. 2003년 요미우리, 2005년 라쿠텐에서 일본 야구를 경험한 레스는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이 일본보다 더 좁다고 말했다. 스트라이크 좌우 폭은 한국과 일본이 비슷하지만 상하는 일본이 더 후하다는 평가다.
레스는 “4년 전에는 삼진을 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올해는 삼진보다 제구에 신경쓰고 있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좁아져 어렵지만 완급 조절로 상대를 공략하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라졌다
레스는 다른 구단 타자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4년 전에 상대했던 타자들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3시즌(2001년 KIA, 2002·2004년 두산)을 뛴 레스는 누구보다 한국 타자들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국내야구는 팀마다 빠르게 세대교체를 하는 중이다. 4년 전 주전들은 백업으로 밀리거나 그라운드를 떠났다.
레스는 “선발 라인업을 보면 모르는 선수가 대부분”이라면서 “앞으로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