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선발투수중 27.5%인 11명이 좌완
10일 목동구장.
LG 왼손투수 봉중근과 히어로즈 왼손투수 이현승이 선발로 맞붙었다.
이현승은 6이닝을 6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째를 거뒀고, 봉중근은 6회 2사 뒤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자책점은 0일 만큼 피칭 내용에서는 부끄러울 게 없었다.
![[야구 IN]마운드 ‘좌파 전성시대’](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4/10/20080411.02500108000004.01M.jpg)
왼손 선발이 마주선 투수전. 올시즌 지겹도록 자주 볼 수도 있는 장면이다. 각팀에 포진된 왼손 선발투수가 양과 질적으로 어느 해보다 충실하다.
8개구단이 5선발 로테이션을 구사한다고 할 때 선발투수는 총 40명. 이 가운데는 왼손 선발은 27.5%인 11명(표 참조)이다.
△다승 순위 점령할까
지난 2년간 다승 10걸에 든 왼손투수는 4명뿐. 2006년 다승왕 류현진(한화·18승)에 이어 장원삼(현대·12승)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다승 3위 류현진(17승)과 세드릭(당시 한화·11승)이 10위 안에 등록했다.
올해는 왼손 선발투수들이 몇 발짝 더 밀고 올라갈 것이 확실해 보인다.
류현진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데다 외국인투수 레스(두산)가 한국 무대로 복귀해 에이스로 무난히 적응해가고 있는 모습. 여기에 고졸 2년생인 김광현이 SK 토종 선발투수 가운데 맨 앞으로 나서고 있고, 유턴파 봉중근(LG)도 지난해보다 몇 단계는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몇 년간 소폭 성장세를 보이던 장원준(롯데)과 전병두(KIA)도 올시즌 급성장세로 돌아선데다 ‘느린 직구’가 주무기인 전병호(삼성)도 해가 갈수록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신생구단 히어로즈 선발 5명 가운데 장원삼·마일영·이현승 등 무려 3명이 왼손투수라는 것.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은 “아직 몸이 좋지 않은 김수경이 1군에 올라온 뒤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복귀 시기에 대한 확답이 어려운 상태”라며 “지금 선발진을 끌고갈 것”이라고 밝혔다.
△왼손선발 늘어나면
LG 김재박 감독은 10일 히어로즈전에서 2번 타순에 오른손타자 김준호를 기용했다. 상대 선발 이현승을 겨냥한 선택이었다. 이후 7회 오른손투수 신철인이 나오자 김준호 대신 대타 이성열을 넣었다. 김감독은 “당분간 오른손 선발이 나올 때는 이성열을, 왼손 선발이 나올 때는 김준호를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시즌 왼손 선발투수가 득세하는 정도에 따라 플래툰 시스템을 쓰는 팀들의 라인업 변화도 잦아질 전망이다. 선수 기용폭이 넓은 SK뿐 아니라 적잖은 팀이 타순 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
사령탑 스타일에 따라 정도 차이는 있지만 왼손선발의 증가는 왼손타자에게는 고난이기도 하다. 어쩌면 올해 정말 잘 치는 왼손타자가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지 않을까. 또 하나의 볼거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