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34억 먹튀’ 이호준
2 용병투수의 몰락
3 핵심타선 줄부상
SK 김성근 감독은 ‘위기관리 능력’이라고 말했다. 구멍이 생겨도 바로 표 안나게 메울 수 있는 능력. 그게 SK의 힘이라고 했다. 김감독은 잠실 LG전이 열린 18일 2008년 페넌트레이스 1위 확정 직전까지 끌고온 SK의 원동력을 위기 상황을 해결한 과정에서 찾았다.
그러고보니 올시즌 SK는 흠도 많았다. 순위만 하위권으로 처졌다면 비난거리로 딱 알맞은 것들이었다.
![[야구 IN]SK, 빛나는 성적에 가려진 오명](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9/18/20080919.02500104000008.01M.jpg)
#34억 FA의 퇴장
SK는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이호준을 4년간 총액 34억원에 잔류시켰다. 붙박이 4번타자를 다른 팀에 빼앗기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호준이 떠나면 ‘네가 4번’이라고 마땅히 맡길 선수도 없었다. 그러나 올시즌 이호준이 남긴 성적은 고작 8경기에 출전, 18타수 3안타. 5월 잠시 1군에 올라왔지만 무릎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독일에서 수술대에 오른 뒤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4번타자의 공백에 며칠에 한번씩은 한숨이 나올 만했지만 SK는 달랐다.
박재홍·김재현 등을 상황에 따라 4번에 투입, 승수를 쌓아가며 주포 공백의 싹을 잘랐다. 김감독은 “전반적으로 나쁜 상황이 왔을 때를 대비해 준비한 것이 좋았던 것 같다”며 “위기로 인한 타격이 별로 없었다. 준비된 선수들이 잘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외국인선수 합작 ‘-23승’
SK는 지난해 외국인투수 레이번과 로마노를 원투펀치로 내세워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 레이번이 17승, 로마노가 12승을 따내며 합작 29승을 일궈냈다.
올해도 외국인투수 2명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외국인투수들의 어깨를 통해 거둔 승수는 고작 6승. 시즌 중반에 합류한 얀이 불펜요원으로 거둔 4세이브를 감안해도 지난해 외국인투수 2명에 기대어 벌어들인 29승에서는 턱없이 모자란다.
지난해 1선발이던 레이번의 올해 성적은 4승3패 방어율 3.39. SK가 만약 4강 밖에 있었다면 눈물나게 원망했을 부분이다.
#줄부상의 반전
이진영·박경완·정경배·박정권·박재상….
이 가운데 박재상이 올림픽 브레이크를 끼고 한달 보름 이상을 쉬고 돌아오긴 했지만 나머지는 시즌 중 부상으로 여전히 장외에 있는 이름들.
이쯤 되면 ‘부상 탓’ 얘기가 나올 만도 했지만, SK는 부상까지도 즐겼다. SK 선발 라인업에는 최근 김재구·박정환·권영진 등 백업요원들의 이름이 자주 오른다.
김감독은 ‘위기관리 능력’ 얘기를 다시 꺼냈다. “저 아이들 뛰지 못할 때도 1000번씩 스윙하면서 기회를 기다린 녀셕들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