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 불어도…. 또 4번 이호준이 개막부터 전력에서 제외되고 외국인선수가 동반 부진해도 끄떡없던 SK의 기세가 7월 들어 꺾였다.
여전히 팀승률은 6할 중반대. 부러움을 살 만한 위치다. 그러나 승률 7할 우승에 도전하던 지난달과는 상황이 다르다. 더구나 2위 두산이 맹렬하게 쫓아와 순위싸움도 진지하게 계산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어디서 구멍이 난 것일까. 결국에는 ‘난 자리’에서 표가 나기 마련이다.
△‘양박’의 이탈
SK 김성근 감독은 상대에 맞춰 최강의 팀을 꾸린다. 상대팀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출전 선수를 조정한다. 매 경기 반복되는 그 작업은 짧게는 매 순간 적용되기도 한다. 상대 선발에 맞춰 라인업을 짜고, 경기 상황에 따라 벤치 멤버를 적극 기용하는 등 선수 기용폭을 최대화한다.
변화무쌍한 선수 교체 같지만 그 안에는 톱니바퀴 돌아가듯 나름의 원칙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달 말 외야수 박재상과 1루수 박정권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수 기용의 원활함이 떨어졌다.
선택의 여지가 대폭 좁아졌다. 김감독은 이전에는 박재홍·이진영·박재상·조동화·김강민 등 외야수 5명 중 3명을 선발 라인업에 올리고 남은 2명을 경기 후반에 적절히 기용했지만 7월 들어서는 그만한 여유가 없어졌다. 이 가운데 박재상이 부상으로 이탈한 데다 이진영마저 주로 1루수로 돌려 기용하면서 차고 넘치던 외야진의 기용폭이 줄어들었다. 자연스럽게 조절되던 체력 안배도 어렵다.
이들의 이탈을 기점으로 나타난 성적은 SK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6월22일 박재상이 2군으로 처음 내려가고 27일 인천 한화전에서 박정권이 다친 뒤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까지 14경기에서 4승10패. 부진하다.
△돌파구는 시간과 훈련
박재상과 박정권이 복귀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러나 왼쪽 정강이 골절상을 입은 박정권은 올해 복귀가 어렵다. 김감독은 “서두르면 후반기 막판에는 되겠지만 재발하면 정말 오래 걸릴 수 있는 부위여서 올해는 그냥 회복하는 데 힘을 쏟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등 근육에 손상이 있는 박재상이 전반기 출전은 어려워도 8월 브레이크 기간을 거친 뒤 후반기에 정상 출전이 가능해 다행이다.
김감독은 18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앞서서는 김재현·박재홍·박경완·최정·조동화 등 주력선수 5명을 데리고 경기고에서 특별타격훈련을 하고 경기장에 왔다. 돌파구는 늘 같다. 훈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