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 몰리고 2. 생각 많고 3. 배짱 잃고
“볼넷이 없잖아요. 그게 문제예요.” LG 마무리 우규민(23)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공이 몰린다는 것.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라는 것이다.
▲너무 정직한 공
![[야구 IN]우규민이 말하는 ‘내가 얻어맞는 이유’](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4/29/20080430.02500105000003.01M.jpg)
우규민은 최근 마무리로서 불안하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다. 14경기에 등판해 7세이브를 올려 구원 부문 2위지만 방어율이 4.22다.
많이 맞아서다. 10.2이닝에서 14안타 7실점(5자책). 피안타율이 3할3푼3리다. 그런데 볼넷은 고작 3개다. 이 가운데 2개는 고의 4구. 그나마 2일 삼성전 이후로는 하나도 없다.
우규민은 “너무 가운데로만 던져서 그렇다”고 했다. 우규민의 피칭 스타일은 정면 승부다. 마무리로서 당연한 자세고, 마무리로 선택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엔 정면 승부만 하다 안타를 많이 맞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공이 가운데로 몰리기 때문이다.
▲복잡한 머릿속
우규민은 마무리로서 풀시즌을 처음 치른 지난해 30세이브에 방어율 2.65를 올렸다. “구속이 빠르지 않고 구종도 다양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잘 버텼다.
그런데 올해는 마무리로 등판했다 강판된 것만 두 차례다. 우규민은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것이 문제다. 타자 분석을 똑같이 하지만 자꾸 헷갈린다”고 했다.
우규민은 LG 마운드 최고의 배짱 투수로 평가받는다. 봉중근도 “심장은 우규민이 최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 마무리 2년차. 반복된 나쁜 결과는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해결책은 포수 미트에
야구는 ‘멘탈스포츠’여서 생각이 많아지면 ‘말린다’. 컨디션도, 밸런스도 나쁘지 않은데 결과는 나쁜 경우가 대부분 그렇다. 우규민은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과감하게 던졌다”고 했다. 그게 스트라이크가 됐고 쌓이면서 마무리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잘 안 된다”고 했다. 자기 역할의 중요성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어차피 대안은 없다. 계속 던지면서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 우규민은 “타자 분석도 더 열심히 하고 전처럼 자신 있게 던지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했다. 결과는 책임지더라도 던지는 순간만큼은 포수 사인에 모두 맡기고 깨끗이 잊는 것. 그게 진짜 배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