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주문에 투구 자세 교정…안정된 피칭 밸런스 첫 완봉승 수확
일종의 깨달음이다.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낳았다.
SK ‘왼손 에이스’ 김광현(20)이 투구 자세를 바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사진1>, <사진2>(왼쪽부터)
김광현은 지난 7일 부산 롯데전에서 상대 선발 손민한과의 완투 대결에서 2-0, 완봉승을 거뒀다. 지난 5월3일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6승째를 따낸 뒤 6경기 만의 승리. 그것도 프로 첫 완봉승이었다. 김광현은 “그동안 밸런스를 잡지 못했는데 얼마 전 지적받은 부분을 고쳐나간 게 해결책이 됐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변화
피칭폼의 변화였다. 김광현은 주자와 관계없이 주로 세트포지션으로 공을 던지는데 세트포지션에서 키킹 동작에 들어갈 때 양손을 모은 글러브의 움직임을 대폭 줄였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세트포지션에서 허리 띠 앞에 정지시켰던 양손을 오른 다리를 들면서 동시에 높이 올렸다.<사진1> 양손을 얼굴 앞까지 올린 뒤 다시 내리면서 글러브에서 공을 빼 본격적인 릴리스 동작에 들어갔다.
김광현은 6월 들어 이같은 움직임을 생략하는 데 성공했다. 두 손 위치를 허리 띠 앞에 모아둔 상태<사진2>에서 키킹 동작 이후 글러브에서 공을 뺄 때까지 큰 움직임을 주지 않는다. 얼굴까지 올리던 동작을 이제는 가슴 아래에서 마무리한다.
김광현은 이전 등판인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6.2이닝 동안 6안타 3실점(2자책)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감을 잡았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의 해설
SK 김성근 감독은 지난달 말 광주 KIA전을 치르던 중에 새로운 투구 자세를 본격적으로 주문했다.
처음 거론된 시기는 4월 중순께. 김감독은 이후 한 달가량을 지켜보다 김광현의 침체가 지속되자 적극 손을 댔다. 김감독은 먼저 “두 손을 너무 높이 올렸다가 내리지 않아 상체 흔들림이 줄었고, 그만큼 힘이 분산되는 것도 막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흔들리던 하체도 안정됐다. 두 손을 높이 올렸다 내리다 보면 투구판을 밟고 있어야 할 왼쪽 다리가 조금씩 주저앉는 경향이 생긴다는 게 김감독의 진단이다. 왼쪽 다리로 지탱하는 힘이 약해지면 던지는 타점이 낮아질 뿐더러 제구와 볼끝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광현이 “그동안 피칭 밸런스가 불안했다”고 밝힌 부분이 바로 이같은 내용과 연결된다.
김광현이 지난달 25일 인천 롯데전에서 롯데 가르시아에게 만루홈런을 허용할 때도 같은 현상 때문이었다고 한다. 김광현은 왼쪽 다리가 내려앉아 코스나 볼끝에도 원하는 공을 던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김감독은 “김광현이 지금 자세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큰 기복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꾸준한 성적을 보장하는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