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는 여전제구는 아직
4개월 반 투구폼 교정
직구 구속 류현진 앞서
불안한 제구력은 ‘숙제’
SK 김성근 감독이 23일 인천 한화전에 앞서 SK 선발투수 좌완 전병두에 대해 “공을 어디로 던질지 모르겠다”며 허허 웃었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 전병두가 제대로 선발 등판 시험을 치러낼지 감독 자신도 궁금하다는 말이었다. 전병두의 최근 선발 등판은 5월8일 LG전. 이날이 넉달 보름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SK 전병두가 23일 인천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 | 김기남기자
#키워주십쇼
전병두는 지난 5월4일 KIA에서 SK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KIA의 포수 김상훈이 부상하자 포수를 찾던 KIA 조범현 감독은 SK의 이성우를 눈독 들였다. 결국 이성우·채종범·김형철이 SK에서 KIA 유니폼을 입게 됐고 전병두가 김연훈과 함께 SK로 트레이드됐다.
김성근 감독은 “전병두를 키워보겠다”고 크게 말했다. 전병두는 5월8일 LG전에 선발로 나서 5이닝을 무실점으로 역투해 승리한 뒤 1군 엔트리에서 빠져 투구폼 교정을 시작했다.
김감독이 강조한 것은 하체를 이용한 투구였다. 또 팔을 휘두르기 전 과도하게 굽어 있던 왼쪽 팔을 자연스럽게 폈다.
#인생은 미완성
2군에 내려간 지 4개월 만인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전병두는 23일 다시 잡은 선발 등판에서 나름대로 안정감있는 피칭을 했다. 3회 한화 이여상에게 좌월 2점홈런을 내줬지만 5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공을 이한진에게 넘겼다.
공의 힘은 여전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찍었고 140㎞대 중반의 공을 계속 던졌다. 직구 구속만 놓고 본다면 상대 투수였던 한화 류현진보다 나았다. 간간이 섞어 던지는 변화구도 괜찮았다.
예전에 비해 제구력이 나아지기는 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불안감은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전병두는 3회초 9번 이여상에게 홈런을 허용하고 1번 송광민에게 초구에 파울 홈런을 맞자 바로 어이없는 높은 공을 던지며 잠시 흔들렸다. 이어진 3회 2사 1루에서는 3번 이범호를 맞아 볼카운트 1-1에서 포수 앞 2m 가까이에 떨어지는 원바운드볼로 와일드피치를 기록했다. 또 연습 투구를 포수 머리 위로 던지기도 하는 등 예전 버릇이 간간이 나왔다.
이날 전병두의 투구를 지켜본 김성근 감독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감독은 “오늘처럼만 던지면 내년 SK의 선발 로테이션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