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 들고 뱃살 빼고 ‘땀범벅’
“빗자루 들고 쓸어.’ LG에서 방출된 뒤 SK에 새 둥지를 튼 신윤호(33). 신윤호가 지난 9일 팀에 합류한 뒤 문학구장에서 SK 김성근 감독의 개인지도를 받고 있다. 신윤호는 홈경기일 때는 문학구장에서 피칭을 하고, 원정일 때는 2군에서 훈련한다. 그런 신윤호가 12일 인천 LG전에 앞서서는 불펜피칭을 하다 공 대신 빗자루를 들어야 했다. 김감독이 건네준 빗자루를 들고 열심히 오른팔을 돌렸다. 김감독이 내준 2가지 숙제 가운데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훈련방법이었다.
#빗자루 들고 투구폼 키우기
![[야구 IN]SK ‘새 둥지’ 신윤호의 2가지 숙제](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6/12/20080613.02500108000004.01L.jpg)
의도된 훈련은 아니었다. 김감독은 문학구장 불펜 한쪽에 놓인 빗자루가 눈에 띄자 피칭훈련 기구로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신윤호는 곧바로 빗자루를 들었고, 투수들이 수건을 손에 쥔 채 팔 스윙 감각을 찾는 것처럼 오른팔이 돌아가는 궤적을 잡아갔다.
신윤호 또한 훈련 목적을 읽었다. 신윤호는 “최근 몇 년 사이 던지는 폼이 아주 작아졌는데 뜻대로 잘 안 돼 심적으로 위축되는 과정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며 “예전 폼을 다시 만들기 위해 투구폼을 바꿔가고 있다”고 말했다. 움츠러든 팔 스윙을 다시 키우는 것이다.
김감독은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것처럼 차분히 해야 한다”며 신윤호가 서두르는 것부터 경계한다. 그러면서도 “빗자루는 우연히 들게 됐는데 하다 보니 아주 효과가 좋았다. 무척 나아진 것 같은데 조금 더 보자”고 말했다.
#뱃살 빼고 정통파 되찾기
문학구장에서 장거리 육상선수처럼 러닝을 시작한 지 나흘. 신윤호는 땀으로 범벅이다.
잠시 짬을 내 냉수 한잔을 들이켜는 순간. 지나가는 김감독과 눈이 마주쳤다. 김감독은 “그렇게 흘린 땀 물 마셔서 다시 채울래”라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고 한다.
신윤호는 상체를 가볍게 만드는 숙제를 받았다. 그중에서도 복부 지방을 줄이는 게 급선무. 김감독은 “정통파 투수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살부터 빼야 한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 같기도 하지만 정통파투수는 허리를 역동적으로 숙여야 하는데 가슴과 배 쪽이 유난히 발달된 것은 장애 요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