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거린다.
오랏줄에 묶인 듯 개막 이후 잠들었던 LG 타선이 지난 주말을 고비로 일어서고 있다.
LG는 지난주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7안타에 그치며 3-8로 질 때까지 빈약한 타선 탓에 쓴맛을 다셨다. 팀타율·팀장타율 등 공격력을 나타내는 갖가지 지표가 바닥권으로 처지면서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기대보다 못한 마운드가 더 아쉽게 느껴진 것도 이 때문. 그러나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0-5의 열세를 6-5로 뒤집은 것을 시작으로 15일 잠실 KIA전까지 3경기 연속 두자릿수 안타를 뿜어내고 3연승을 달리며 반전 모드로 접어들고 있다.
#테이블세터의 탄생
1번 이대형-2번 이성열. LG 김재박 감독과 김용달 타격코치의 올시즌 승부수였다. 김감독은 지난해 톱타자로 적응한 이대형이 성장세를 타고, 이성열은 용병타자만큼의 활약을 해줄 것으로 믿었다. 그간은 모자람이 많았다.
이대형은 지난 주말까지 타율이 2할3푼에 머물렀고, 이성열은 1할2푼5리에 그치며 정상 출전 자체가 어려웠다. 연승과 함께 부담을 덜어내는 모습이다.
이대형은 15일 KIA전에서 1회말 중전안타로 출루해 선취득점을 한 것을 시작으로 5타수 4안타 2타점, 이성열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밥상을 차리면서 치우기까지 했다. 김감독은 개막 이후 테이블세터진에서 찬스를 만들지 못하자 “경기를 리드해 갈 선수가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제는 그 한숨을 걷어들여도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집중력 급상승
매 이닝 1개씩 9안타가 나오는 것보다 8이닝 동안 안타가 없더라도 한 이닝에 안타 몇 개가 집중되는 게 훨씬 위력적이다. 안타수만 쌓아놓고 득점과 연결시키지 못하던 LG는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이재우-임태훈으로 이어지는 최강 불펜진을 상대로 7회 7안타를 집중시키며 6점을 얻어 전세를 뒤엎었다. 13일 두산전에서는 1-0이던 3회 4안타를 모아 3득점하며 달아났다. LG는 15일 경기에서도 1-0이던 4회말 5안타를 집중시켜 7점을 몰아냈다. 안타가 제대로 줄을 서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