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록 넘겠지만 ML 첫 한국인타자 자부심은 내 것”
![[야구 IN]최희섭이 본 추신수 “부상딛고 맹타, 놀랍다”](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9/08/20080909.02500106000002.01L.jpg)
부상 이후 메이저리그 승격, 그리고 맹활약. 경험해봤기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다.
추신수(26·클리블랜드)의 급상승세에 최희섭(29·KIA)도 놀라고 있다.
추신수 이전에 메이저리그 유일의 한국인 타자로 이름을 남겼던 최희섭. 현재 국내 프로야구로 유턴해 있는 최희섭도 추신수의 활약상을 지켜보며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추신수, 제2의 최희섭
추신수는 최근 전성기를 맞았다.
8일 현재 76경기에서 타율 3할(250타수75안타), 9홈런·4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모든 부문에서 이전까지 가장 잘했던 2006년 기록(49경기·타율 2할8푼2리·3홈런·22타점)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제 최희섭의 기록 ‘경신’까지도 사정권에 있다.
최희섭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타자다. 최희섭이 국내 복귀하며 떠난 자리를 이제 추신수가 지키고 있다.
그런 최희섭이 꼽는 자신의 전성기는 플로리다에 있던 2004년이다. 실제 성적도 그렇다. 플로리다에서 LA 다저스로 옮긴 그해 최희섭은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1리(343타수 86안타), 15홈런·46타점을 기록했다.
추신수의 올 시즌 출장 경기 수는 2004년 최희섭의 3분의 2 수준. 그런데 안타는 12개만 더 치면 뛰어넘고, 타점은 이제 1개만 더 올리면 같아진다.
△같은 경험
최희섭이 가장 놀라워하는 점은 추신수가 막 부상에서 복귀했다는 점이다. “부상 이후 메이저리그에 올라와 저렇게 자기 자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한다.
추신수는 지난해 9월 왼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을 받았다. 지난 6월에야 복귀한 뒤 8월부터 본격 시동을 걸고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사실 최희섭도 같은 경험을 했다.
2006년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뒤 무릎과 허리 부상으로 빅리그를 밟지 못했다. 스플릿 계약으로 탬파베이로 옮겼지만 부활하지 못했고 결국 메이저리그 꿈을 접은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최희섭은 “탬파베이에 있던 지난해 초 추신수와도 얘기한 적 있지만, 부상을 극복하고 빅리그로 승격돼 잘 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그만큼 피나는 노력을 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최고기록을 넘겨주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최희섭은 “사실 메이저리그에서의 내 기록이 좋지는 않다. 누구든 언제나 깰 수 있는 기록이다. 아쉬운 마음은 전혀 없다”며 “단지 메이저리그 최초의 한국인 타자라는 자부심은 갖고 있다. 그것뿐이다. 추신수가, 또 그 다음 다른 후배가 잘 해서 미국에서 한국 야구를 알릴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