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플레이·끝없는 노력·새 타격폼 적응 이제야 결실
시즌초반 부진 털고 재기…호랑이 상승세 주역으로
그래도 이종범(38·KIA)이다. KIA 한 관계자는 최근 “그래도 이종범이 잘해야 팀이 살아나니 참 아이러니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종범이 부진했던 초반, 바닥을 친 KIA가 최근 이종범의 활약과 함께 상승세를 탄 것을 두고 한 얘기다. 최근 몇 년간 부진한 끝에 지난해 은퇴설에까지 시달렸던 이종범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해 승부를 걸었다. 젊은 선수들에게도 많은 투자를 했지만 결국은 이종범이 부활하면서 팀도 살아나고 있다.
△이종범이 잘해야 이긴다?
![[야구 IN]이종범, 서른여덟 승부수 땀으로 부활노래](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5/19/20080520.02500103000003.01M.jpg)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선발에서 빠졌던 이종범은 5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라인업에 돌아왔다.
8일 광주 삼성전부터 외야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부터 18일 LG전까지 10경기 연속 안타를 뽑았다. 10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36타수 14안타) 10타점을 올렸다.
KIA가 연승으로 ‘희망 궤도’에 들어선 것도 이 10경기 사이다.
5연승(7일 삼성전~11일 히어로즈전)과 3연승(14일 한화전~16일 LG전)을 한 차례씩 했다. 이종범이 선발로 출전한 이후 10경기에서 KIA는 7승3패를 올렸다.
재미있는 것은 이 10경기 가운데 이종범이 타점을 올린 경기는 모두 이겼다는 점이다. 9~10일 히어로즈전에서는 이틀 연속 결승타점을 올렸다.
KIA가 진 13일 한화전과 17~18일 LG전에서 이종범은 타점을 올리지 못하고 1안타씩만 쳤다.
이종범은 팀내 최고참이다. 그런데도 포지션에 관계없이 허슬플레이를 선보이고 있다.
1루수로 출전해 다이빙캐치로 총알타구를 잡아내는가 하면(11일 히어로즈전), 몸을 사리지 않는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3루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16일 LG전).
이종범은 여전히 선수단의 중심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아 더 그렇다. 최고참의 투혼과 파이팅이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몸이 받아들인 변신
이종범은 힘들었던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변신을 시도했다. 4년 만에 마무리캠프에 참가했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
타격 폼도 수정했다. 스탠스를 좁히고, 귀 위쪽까지 들었던 방망이 그립 위치를 어깨 정도로 내렸다. 파워를 늘리고 스윙 궤적이 깔끔해지도록 상체 중심의 타격을 하체 중심으로 바꿨다. 부진하기 전인 2005년까지의 폼이다.
하지만 프로 16년차 노장에게 변신은 쉽지 않았다. 머리가 받아들인 변신을 몸은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최고로 꼽혔던 컨디션은 개막과 함께 뚝 떨어졌다.
결국은 노력이었다. 혼자 비디오 분석도 했고, 후배들과 함께 예외 없이 경기 후 특타훈련에서 반복 스윙을 하며 타격감을 찾았다.
노력에 시간이 더해지니 결과가 나왔다. 바꾼 타격 폼을 몸이 익히면서 마술처럼 방망이가 살아났다.
이종범은 “나이 든 선수들에게는 변화가 쉽지 않다. 일단 몸이 따라가질 못한다. 개막 직후에는 동계훈련 동안 바꾼 타격 폼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며 “4월 내내 비디오 자료를 보며 폼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 몸이 받아들이니 방망이도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