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류현진·봉중근 등 구위·컨디션 노출
김경문 “현장 중요…전력분석해도 실전 달라”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선발투수 김광현이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쿠바와의 평가전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잠실|이석우기자
“본선을 앞두고 너무 전력을 드러내는 것 아닌가?”
누구는 이런 소리를 했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이 4·5·6일 네덜란드·쿠바와 평가전을 치른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쿠바 대표팀이 최초로 한국 땅에서 경기했고, 한국은 97년 승리 이후 11년 만에 쿠바에 이겨 베이징올림픽을 기분좋게 준비했지만 대표팀은 3일을 뙤약볕에서 훈련하고 야간에 경기하는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쿠바 대표팀을 초청하는 과정에 중간이 끼어 있던 사업체가 있었다. 그들이 비싼 입장료 등으로 장사하기 위해 행사 주최 측 입장에서는 3경기도 모자랄 판이다.
여기에 전력 노출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당장 데이비드 존슨 미국 대표팀 감독도 7일 한국에 대해 경계심을 표시했다.
#노출 조심
쿠바는 한국과의 두 차례 평가전 동안 투수 곤살레스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는 쿠바리그 라 아바나 소속으로 지난 시즌 15승 무패를 기록한 투수다. 좌완으로 빠른 공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한국은 모든 투수들이 다 던졌다. 김광현(SK)과 류현진(한화)까지 나섰다. 그들은 시즌 막바지보다 더 나아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한국의 관계자들이 지켜본 만큼 본선 진출국 관계자들도 한국 선수들이 던지고 타격하는 모습을 지켜봤음은 당연하다.
#더 중요한 게 있다
하지만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이것이 완전한 전력 노출은 아니라고 여기고 있다. 전력 분석은 참고 자료라는 판단이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말에 대만 타이중에서 열렸던 베이징올림픽 1차 예선 일본전을 상기했다.
“우리도 전력분석을 다 하고 들어갔다. 하지만 일본 포수 아베가 평소의 패턴과 다르게 리드했다. 데이터 분석에만 의존하면 그런 문제가 생긴다. 당시 6회까지 그냥 지나갔다.”
상대가 완벽하게 전력분석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전에서 적용하는 데는 또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김 감독은 “현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분한 분석 자료를 가지고 그라운드로 들어가지만 정작 경기 현장에서 부딪혀봐야 해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가 전력 노출에 대해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그래서 김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의 자세나 구위 등을 매우 중시한다. 데이터를 중시하는 감독들은 벤치에서 자주 사인을 내는 편인데 김 감독은 이도 자제하는 편이다.
그는 “덕아웃에서 타자가 발을 어떻게 놓고 있는지도 못보는 상황인데 어찌 하나씩 사인을 내겠냐”며 “타자를 보고 있는 포수에게 맡기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