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치른 뒤 서재응(31·KIA)의 공을 받아본 KIA 포수 김상훈과 차일목은 말했다. “확실히 다르다”고. 도대체 뭐가 다를까. 서재응(31·KIA)이 8일 SK전에서 두번째 국내 무대 등판을 했다. 첫승에는 또 실패했지만 날카로운 제구력으로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KIA의 숙원이었던 에이스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서재응.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절친한 포수 김상훈(31)에게 물어봤다. 서재응이 뭐가 다르냐고.
△서재응표 체인지업
![[야구 IN]포수 김상훈이 말하는 ‘서재응 이것이 다르다’](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4/09/20080410.02500105000004.01M.jpg)
서재응의 체인지업(스플리터 경향의 볼 포함)은 유명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통했던 체인지업이다.
한국에서 등판한 2경기에서도 체인지업은 위력을 발휘했다. 8일 SK전에서 던진 108개 가운데 체인지업이 46개였다. 직구(56개)와 거의 비슷한 비율로 던졌다. 그만큼 자신 있는 무기다. SK 김상진 투수코치도 “체인지업을 이용한 제구력이 좋더라”고 평했다.
김상훈은 “기존 선수들과 체인지업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한다. 체인지업은 직구 궤도로 들어오다가 떨어져 타자를 현혹시킨다. 하지만 서재응은 단순히 타자를 유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체인지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낸다.
보통 투수들의 체인지업은 종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서재응은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진다. 다른 투수들이 던지는 체인지업을 기본으로 갖고 사선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까지 던질 수 있는 것. 체인지업으로 코스 공략이 가능하다. 김상훈은 “체인지업 하나만 갖고 몸쪽과 바깥쪽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제구할 수 있는 투수는 흔치 않다. 예전에 그레이싱어 정도나 가능했다”며 “(서)재응이는 그게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제구력이 확실하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볼배합을 하기가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노련한 베테랑
김상훈은 그의 훈련 스타일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투수들은 등판 후 3일째에 피칭을 한다. 등판 다음날 쉬고 2일째 캐치볼을 한 뒤 3일째 피칭에 들어간다. 그런데 서재응은 다르다. 던진 다음 날도 러닝으로 몸을 쉬지 않는다. 2일째에는 캐치볼과 함께 곧바로 사이드피칭을 시작한다. 김상훈은 “게임 전에도 준비를 많이 한다. 많이 달리고 많이 던진다”며 “자기 몸 관리를 확실히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포커페이스도 그만의 특징이다. 경기 중은 물론 끝난 뒤도 마찬가지다. 서재응은 1일 두산전에 이어 8일 SK전에서도 타선 불발로 승리를 놓쳤다. 그런데도 끝까지 덕아웃을 지키며 박수를 치고 파이팅을 외쳤다. 용병 투수라면 이런 경우 화를 내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한다. 한국 투수들도 불편한 표정을 감추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서재응은 이날도 끝까지 덕아웃을 지키며 박수를 치고 파이팅을 외쳤다. 서재응이 입단하자마자 선수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김상훈은 “워낙 큰 경기 경험도 많고 노련하다. 우리 팀에 어린 투수들이 많은데 배울 점이 참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