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굴욕시킨 배짱웬만해선 겁안나!
“주자 많아도 점수 줄 것 같지 않아” 자신감
’완급조절도 ‘업’ 9월들어 4경기서 3승무패’
서클체인지업 새 구종 연마 ‘화려한 변신중’
“요즘에는 주자가 늘어나도 점수를 줄 것 같지 않아요. 위기라고 해도 점수 안주고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부터 들어요.” SK 김광현(20)은 요즘 기분이 좋다. 베이징올림픽을 다녀온 뒤 자신에게 나타나고 있는 변화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22일 현재 다승 1위(15승)·방어율 2위(2.55)·탈삼진 2위(130개)로 투수 부문 트리플 크라운를 노려볼 만하고 페넌트레이스 MVP(최우수선수)에도 바짝 접근해 있어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 IN]올림픽 그후…김광현의 가을](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9/22/20080923.02500105000006.01M.jpg)
△공이 나빠도 막는다
김광현은 SK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한 22일 선발투수로 나서 시즌 15승(4패)째를 따냈다
등판 전 컨디션은 빨간불. 김광현은 올시즌 기억에서 손에 꼽아볼 만큼 나쁜 상태로 마운드에 올랐다. SK 김성근 감독은 경기 뒤 “오른팔이 당긴다고 해서 3회가 끝난 뒤 그냥 바꾸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광현은 무사히 6회를 마쳤다. 그것도 6이닝 동안 1안타와 볼넷 3개만을 내주고 무실점으로 임무를 끝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일본전에만 두차례 등판하며 뱃심을 키운 김광현은 올시즌 전반기만 해도 위기 상황에서 느끼던 압박감을 덜어냈다. 그러다보니 팽팽한 시점에서 주자를 두고도 자멸하는 경우가 없다. 한번의 위기에서 대량실점할 여지가 그만큼 줄었다.
김감독이 이전까지는 한화 류현진에 비해 조금 모자라게 봤던 강약조절 등에서도 김광현이 새로운 단계로 올라서고 있는 것으로 보면 될 듯하다.
김광현이 9월 들어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3승무패. 방어율은 ‘선동열급’으로 통하는 0.31이다. 한국시리즈 선발 2승을 노리는 김광현의 가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구종, 그리고 구질의 진화
직구 커브 슬라이더. 김광현은 지난 겨울 스플리터를 익혔다. 지난 3월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에서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스플리터를 정규시즌 들어서도 요긴하게 사용, 타자들을 요리하곤 했다.
가을 들어서는 서클체인지업을 익히고 있다. 불펜에서 공을 던질 때면 서클 체인지업 그립을 여러번 고쳐 잡으며 포수 미트에 마음껏 공을 던져본다. 아직 실전에서 활용할 단계는 아니지만 특유의 빠른 흡수력으로 자기 공으로 만들고 있다.
김광현은 “한 경기, 그리고 한 이닝에 몇개를 던진다는 의미보다는 그런 공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승부에 유리하다”며 “스플리터는 제구에도 상당히 자신히 생겼다”고 말했다.
김광현의 새 구종 장착을 돕고 있는 SK 김상진 투수코치 또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코치는 “광현이는 기본적으로 큰 선수다. 뭔가를 배우면 아주 빠르게 자기 것으로 만들어간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