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만인데 뭘” VS “3년만이라서”
삼성-SK전이 열린 30일 대구구장. 의미 있는 복귀전을 치른 두 스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 양준혁(39)과 SK 이승호(27)는 새내기처럼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지난 17일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도중 2군으로 떨어진 양준혁은 13일 만에 1군에 합류해 복귀전을 준비했다.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안간힘을 썼던 이승호도 2005년 9월20일 광주 KIA전 등판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용병 레이번을 대신해 1군에 올라온 이승호는 경기 전 “벌써 9년차 선수가 됐다”며 “신인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대구는 프로 첫 경기에서 세이브를 올린 곳”이라면서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양준혁-방망이도 머리처럼 짧게
![[야구 IN]양준혁·이승호 희비 갈린 복귀전](http://images.khan.co.kr/article/2008/05/30/20080531.02500106000005.01M.jpg)
양준혁은 1군 컴백을 앞두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복귀전에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왼쪽 발목을 다쳐 전지훈련 때부터 훈련하지 못했던 양준혁은 시즌 타율이 1할9푼9리까지 떨어지면서 2군행을 통보받았다.
경기 전 “2군에서 훈련만 했다”고 비장한 각오를 드러낸 양준혁은 복귀전에서 날카로운 스윙을 보여줬다. 큰 스윙보다는 짧은 팀 배팅이 돋보였다.
1회 1루쪽 강습 내야안타를 터뜨린 양준혁은 2회 좌전안타, 6회 중전안타를 터뜨리는 등 코스에 맞는 공략이 돋보였다.
△이승호-불운에 잡힌 발목
이승호는 지난 28일 불펜 피칭에서 50개를 던졌다. 구위와 제구력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아 선발로 나서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승호는 복귀전에서 불운에 울었다. 1회 선두타자 강봉규를 3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이승호는 2번 김창희와 8구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는 3번 양준혁. 양준혁의 땅볼 타구는 1루수 박정권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가 리버스 병살 플레이로 연결할 수 있었지만 박정권이 2루 송구를 하려다 공을 떨어뜨리면서 1사 1·2루가 됐다. 이승호는 이후 크게 흔들리면서 2볼넷, 2안타로 4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승호는 최고 구속은 142㎞를 찍어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감은 갖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