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호로비츠를 위햐여, 순수한 감동의 4중주 돋보여](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5/17/6a1884b.jpg)
천재들의 재능은 절대로 스스로 계발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발견해 키워주지 않는다면 재능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먼지처럼 사라지게 된다.
엄정화 주연의 ‘호로비츠를 위하여’(감독 권형진, 제작 싸이더스FNH)는 천재소년과 그 재능을 알아본 선생의 진한 러브 스토리를 그린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방치된 소년의 재능을 개발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선생의 진심이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김지수(엄정화)는 음악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졌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유학을 포기하고 변두리 동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게 된다. 못다 이룬 꿈 때문에 가슴 속에 늘 허전함을 안고 살던 지수는 우연히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경민(신의재)을 만나게 된다. 경민을 통해 자신이 못다한 꿈을 펼치려던 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지수는 경민에게 자신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위해 큰 결심을 한다.
‘호로비치를 위하여’는 깔끔한 연출과 밀도감이 느껴지는 시나리오, 안정적인 연기, 아름다운 음악이 4중주를 이루며 순수한 감동을 자아내는 수작이다. 권형진 감독은 첫번째 영화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된 연출력을 과시한다. 우리네 삶의 소소한 단편과 감정들을 솜씨 좋게 엮어낸 시나리오도 칭찬해줄 만하다.
이제 경지에 오른 엄정화의 열연도 돋보인다. 섹시함을 걷어내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자의 비애를 완벽히 그려냈다. 마지막으로 이병우 감독이 맡은 음악은 음악영화의 묘미를 최대한 살려준다. 경민이 피아노로 다람쥐, 시냇물을 느낌을 살려내는 소풍신에서는 음악이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할 수 있게 하는지 깨닫게 한다. ‘호로비츠를 위하여’는 한국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최재욱기자 jwch6@kyunghya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