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 한반도, 日 패권주의 신랄한 비판](http://images.khan.co.kr/article/2006/07/13/6a1384c.jpg)
강우석 감독의 ‘한반도’는 제목 만큼이나 묵직한 주제와 스케일을 갖고 있는 영화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번 생각해볼 만한 문제를 제기한 이 영화는 시사회 후 많은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경의선 철도 완전 개통식 날 일본이 1907년 대한제국과의 조약을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시작된다. 이때 사학자 최민재 박사(조재현)가 진짜 국새를 찾는다면 일본의 억지를 뒤엎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주파 대통령(안성기)과 현실파 국무총리의(문성근)의 대립이 씨줄, 1백년 전 치욕의 역사와 현재의 국가적 위기의 대비가 날줄로 엮이면서 영화는 숨돌릴 틈 없이 긴박감 있게 펼쳐진다. 정부종합청사 폭파, 해·공군 출정·출격 장면 등이 볼거리를 더해준다.
이 영화를 보기 전 염두에 둬야 할 것은 모든 선입견을 없애는 것이다. 영화 속 모든 사건을 현실과 대비해보지 말아야 한다. 일본의 경의선 소유권 주장과 국쇄 논쟁이라는 설정과 이로 인한 갈등 국면을 영화적 상상력으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러닝타임 내내 불편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이 영화는 강우석 감독이 만들어 놓은 놀이터다. 강감독은 ‘한반도’라는 영화 공간에서 한·일 관계, 민족문제에 대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그의 주장이 너무 일방적인 것 같지만 마음을 열고 들어보면 아찔한 쾌감도 느낄 수 있다. 강감독은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피해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총리가 신사참배를 강행하는 지금 현실에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은 것이다. 일본에서 최근 군국주의를 찬양하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에서 그런 영화를 만들지 못하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한국영화의 대부 강우석 감독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다. 아쉬운 점은 좀더 세련된 틀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민족주의를 상업화했다’는 비판도 이에 기인한다.
〈최재욱기자 jwch6@kyunghyang.com〉
